태국 소수민족마을을 내려다보며 마셔본 태국커피한잔 (8) 외국계기업 태국주재원

태국 북부지역은 커피로 유명합니다. 이 곳 지역은 커피가 하나의 주된 수입원이고, 태국 전지역에 이곳에서 생산된 커피원두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제가 태국을 오기전에는 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지식이 별로 없어서 태국이 커피산지 인줄도 몰랐습니다. 문화에 대한 지식이 중화권국가에 다소 편중되어 있었습니다. 보통 태국하면 열대과일, 휴양 정도로 생각을 하지 커피원두는 잘 연상이 안 되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북부여행을 하면서 몇 군데 커피산지도 방문을 했고, 산악지역의 풍경좋은 곳에서 커피도 마셔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몽족마을의 뒷편에 전망좋은 카페가 있다고 해서 와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 마을에서 이런 전망을 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가 여기 밖에 없더군요. 경쟁가게가 없으니 여기서 커피를 마시겠다고 하면 이 카페가 유일한 옵션입니다. 

한국의 카페, 식당 같은 자영업시장을 보면, 문제는 너무 많다는 거죠. 커피장사가 문제가 아니라, 카페가 주변에 너무 많은 것이 문제입니다. 여기처럼 카페가 하나밖에 없으면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는데, 한국에서는 좁은 지역에 카페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특히 제가 사는 동네는 4거리 4개의 블럭에서 3개의 블럭에 스타벅스가 있습니다. 물론 스타벅스 주변으로는 다른 브랜드와 개인카페도 많구요. 
마을의 가장 뒷쪽 윗쪽의 언덕에 자리를 잡고 있어서 조금 걸어올라와야 합니다. 이런 커피원두산지에 와서 커피한잔 할만 하더군요.
산으로 둘러쌓인 작은 마을입니다. 도심에서 차로도 꽤 운전을 해와야 하는 거리인데요. 이전에 차가 없던 시절에는 이런 산골마을에서 고립되어 살면 이웃마을과 교류하기가 쉽지 않았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의 외가쪽이 읍에서 20~30분 정도 차를 타고 가서 거기서 도보로 산 하나를 넘어야 하는 곳이었거든요. 전형적인 계단식 논/밭이 있는 산골마을이었는데요. 저의 외할아버지집은 실제로 머슴도 있었고, '첩' 이 허용되는 시절이었습니다. 제가 아주 어릴때 외할아버지집을 갈때면 좁은 산길을 넘어야 했는데, 밤에 그 산길을 넘어갈때면 너무나도 무서웠고, 한번은 미친듯이 눈보라가 내리는 밤에 그 산길을 넘어간 적이 있습니다. 

여기를 와 보니 외할아버지마을의 고립정도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더 깊은 곳에 위치를 하고 있습니다. 차량으로만 한참을 이동을 했으니까요. 함께 갔던 저의 아버지도 "한국 산촌은 이렇게 깊은 곳이 없다" 라고 하실 정도였으니까요.
이런 카페는 전망/위치가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커피를 거의 매일 그것도 블랙으로만 마시면서도 커피의 맛 구분을 하라고 하면 저는 못 하겠거든요. 가끔 어떤 카페를 가면 두세개의 커피를 내어 주면서 산미가 어떠니 라고 설명을 하고 원두냄새가 다르다고 하긴하는데... 모르겠습니다. 저만 그런거에 둔감한건지... 다른 사람들은 다 알고서 고개를 끄덕이는건지... 

제가 커피를 받아서 한모금 입에 대고 그대로 버린적은 중국 KFC 커피 외에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중국 KFC 도 매장이나 시간대별로 커피 맛이 다르긴 합니다)
이렇게 멀리 어렵게 차로 이동을 해서 이런 풍경을 보며 커피를 마시면, 커피맛이야 어떻든지 상관없습니다. 완전히 행주 우려낸 맛만 아니면요(중국의 모 KFC 커피처럼)

저는 20대까지는 운동을 한다고 해서 술/담배/커피 는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술은 어쩔 수 없어 술자리 끌려가면 술한자 가지고 들었다 놓았다 하는 정도이고, 심지어는 20대때 카페에서 1년 넘게 알바를 하면서도 커피를 마시지 않았습니다. 카페사장님이 커피는 마시고 싶은 만큼 마셔라 라고 했음에도 커피를 마시면 몸관리에 이상이 있을거라는 믿음이 있어서 커피를 전혀 안 마셨죠. 그러다 사회생활 하면서 이제는 커피는 못 끊겠더군요. 숙면을 위해서 가급적 디카페인으로만 마시고는 있습니다. 
제가 약간 도시적인 이미지가 있는건지, 제가 시골이나 좀 허름한 분위기의 식당 카페를 가면 '너 여기 괜찮아?' 라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제가 차이컬쳐에서 수많은 여행글들을 올렸고, 또 제가 정말 좋아하는 여행이 중국오지쪽 여행이듯이 저는 이런 느낌의 카페도 아주 좋아합니다. 저는 일부러 이런 지역을 찾아 다니니까요. 

저를 조금 아는 분들은 제가 편식이나 음식을 가리지 않는다는건 또 다들 아시더군요. 저는 음식도 잠자리도 심지어는 화장실 등 이런저런 것들을 크게 가리는 편이 아닙니다. 어디 여행가서 이것 못 먹어, 저것 못 먹어 하는 사람을 보면 오히려 불편하다 느낄 정도이니까요.
아버지도 워낙 말 수가 적고, 감정표현이 없으셔서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지만 분위기를 보니 이런 곳에 와서 풍경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니 기분은 좋으신 것 같더군요. 이번 여행때 보니까 기분이 좋으면 옛날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는 경향이 있더군요.
이 글을 쓰는 오늘아침... 40전후의 젊은 지인의 동생이 당뇨병으로 어제밤 사망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의 아버지가 50전후에 당뇨병으로 심하게 고생해서 (그 때 잠시 술/담배를 끊더군요) 늘 당뇨병에 대한 걱정을 하고 살아 왔었거든요.  당뇨병은 유전이라고 해서 저도 늘 비만이 되지 않으려고 유지를 하는 편이구요.

그러던 와중에 오늘 오전에 지인의 동생이 당뇨병으로 어제밤에 사망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아버지 생각이 먼저 났습니다. 이번 여행때도 아버지가 "이제 내가 살면 얼마나 살겠냐?" 라는 말을 몇 번 하셨고, 또 지금 살아계시는 할머니께서 치매로 오랜세월 식물인간처럼 살고 계셔서인지 또 치매에 대한 두려움도 좀 있으신 것 같더군요. 하루아침 자식들이나 가족들을 못 알아볼 것에 대한 두려움/걱정이 있으신 듯 했습니다. 아버지가 적어 놓은 글들을 좀 읽어 보니까 '치매' 관련 이야기가 많더군요.
저는 오랜세월 가족들과 딱히 교류를 하지 않다가 최근에 좀 이야기를 나눠 보니 가족들 모두 분위기가 "건강하게 즐겁게 사는 것이 최고인지. 살면 얼마나 산다고 맨날 스트레스 받아가며 억지로 사냐?" 더군요. 깜짝 놀랐습니다. 저의집 분위기가 이전에는 대체로 '악착같이 사는것' 이었거든요.

얼마전에 TV를 여동생과 함께 보는데, TV에서 어떤 사람이 돈 아끼고, 소비를 최소화 하면서 아침부터 밤까지 일하며 돈만 버는 걸 미화하는 모습을 보자, "저렇게 돈 모으다가 죽으면 뭐하는데?" 라고 하는걸 들으면서 순간 제 귀를 의심했었습니다. 원래 우리 집안이 그 TV속 사람처럼 살았던 분위기였거든요.

다들 나이가 들고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어서인지 인생관이 많이 바뀐 것 같더군요. 그런데 그게 바람직하죠. 나이가 어느 정도 들어서도 베풀지 못 하고 여유있지 못 한 삶을 살면 그것도 참 불행한 삶일 수 있습니다. 너무 작은 이익에 매몰이 되어서 살다 보면 더 많은 것을 잃을 수도 있구요.

그리고 건강이 중요합니다. 당뇨였다는 지인의 동생이 며칠전 중환자실에 입원했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설마 며칠만에 사망을 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습니다. 40대 전후라서 당뇨같은 걸로 사망을 할거라고 생각하기가 더 어렵잖아요. 그 동생분은 만나본 적은 없지만 친한 지인의 가족이라 아침부터 마음이 좋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