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 타이핑 속도를 기입하라는 태국의 입사지원서 외국계기업 태국주재원

우연히 태국직원의 입사지원서를 보게 되었는데, 흥미로운 항목이 있더군요. 
바로 언어실력을 기입하는 난 옆에 타이핑 속도를 기입하는 항목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입사지원서에는 특별한 경우 외에는 타이핑속도를 기입하라는 항목이 없거든요.

아주 오래전 아래한글 사용하던 시절에는 타자연습 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게임을 통해 타자연습도 하고 속도도 측정해 보곤 했는데, 이 입사지원서 양식을 보니 이전에는 우리도 타자연습도 하고 속도 얼마나오는지 확인도 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wpm 이 뭔가 싶어 보니 Word Per Min 이라고 하는군요.

저는 한글타자, 영어타자, 중국어타자를 하는데 일단 타자 속도가 평균 이상은 된다고 자부합니다. 이전에 영어과 나온 대만지인과 영어타자와 중국어타자 속도를 겨뤄 본 적이 있는데 둘 다 제가 잘 나오거나 거의 비슷하게 나와서 그 대만지인의 자존심에 스크래치를 약간 낸 적도 있었죠.

그런데 사무직 직원중에 가끔 보면 손가락 두 개로 독수리타법을 구사하는 직원이 있습니다. 아니면 손가락 10개를 모두 제 자리에 놓고 타이핑을 하지 못 하고 손가락 6개로만 타이핑을 한다든지 해서 자판을 보지 않으면 제대로 타이핑을 하지 못 하는 사무직 직원들도 있는데요.

저는 다행히 조금 이른 시기에 손가락 10개를 제자리에 놓고 치는 연습을 해서 지금은 자판 보지 않고도 한글, 영어를 비교적 쉽게 칠 수는 있습니다. 
중국이야기를 좀 해 보면요. 제가 중국에 학생시절로 있던 20년전에는 중국학생들이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물론 제가 거주했던 지역이 산동성 연대 같은 지방도시여서 그럴 수도 있지만, 대도시의 일부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컴퓨터에 마음대로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안 되었죠. 

그래서 중국문방구에 보면 좀 두꺼운 종이재질로 만든 가짜 키보드를 가지고 타이핑 연습하는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대학교 내에서도 개인노트북이 있는 학생은 거의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었고, 그나마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시설도 학생 수 대비 적었죠. 그나마 대학생의 비율이 얼마되지 않으니 키보드 자판 연습을 할 수 있는 비율은 아주 적었을 거라 추측이 됩니다. 
종이 아니면 위의 사진처럼 조금 딱딱한 플라스틱 재질로 입체감 있게 만들어 놓은 모형키보드를 문방구에서 팔곤 했는데요. 또 그걸 가지고 연습하는 학생들도 있었죠. 

사실 키보드 얼마하지 않지만 그 당시에는 정식키보드를 가지고 컴퓨터로 연습을 할 환경이 안 될 정도로 중국의 대다수는 가난했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컴퓨터를 학생들이 쉽게 접할 수 있게된 시절이 왔습니다. 바로 PC방이 중국에서도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PC방은 정말로 컴퓨터 연습을 하고 싶은 학생들 보다는 게임하는 학생들의 공간이었죠.


2000년 1월. 

지금도 기억이 쌩쌩합니다. 중국 대학교 부근의 가건물 같이 생긴 허름한 PC방에 가서 한국에서 온 이메일 하나 확인하려고 Daum 페이지 하나 여는데 40~50분이 걸리던 인터넷 환경. 그 추운 겨울에 PC방 입구에 두꺼운 모포 같은 걸 문에 걸어둔... 바닥은 온통 진창에 눈이라도 내린 후면 포장 안 된 진창길을 걸어서 겨우 PC방 들어가 한기를 느끼며 Daum 첫화면 여는데 거의 한시간씩 걸리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리고 로그인 하고 엔터치면 또 몇 십분이 지나다가 이 놈의 인터넷이 다운이 되면 첫화면 여는 것 부터 다시 해야 하는 그런 환경이 2000년 1월 중국 연대대학교 앞 pc방 이었습니다. 


세월이 조금 지났으니 이제 고백을 좀 해 보면요.

중국에서 생활하면서 가끔 이메일 보려고 PC방을 갑니다. 환경이 너무나 열악합니다. 인터넷속도도 엄청 느립니다. Daum 화면 로딩되길 기다리면서 가끔 야한 사진 있으면 그걸 또 보려고 클릭을 합니다. 그러면 그 야한 사진 (동영상 아님 주의) 하나가 전체화면으로 뜨는데 또 수 분에서 수 십분이 걸릴 때가 있는데 또 그걸 하나 보겠다고 클릭 해 놓고 기다립니다.

키보드 이야기 하다가 갑자기 중국 PC방으로 이야기가 빠졌습니다. 그만큼 제가 중국에 있던 2000년도의 중국지방의 컴퓨터사정과 인터넷환경이 열악했었다는 에피소드를 말씀 드리는 겁니다.

위의 키보드 사진들은 이해를 돕기 이해 퍼온 사진입니다. 

덧글

  • 섬마을 선생님 2021/11/25 17:26 #

    저도 비슷한 시기인 2001년경에 천진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는데요. 호텔에서 메일 확인하기 위해 로비에 설치된 공용 PC에서 인터넷에 접속은 했지만, 끊기고 또 끊기고 해서 겨우 확인하기도 했구요, 룸에서는 인터폰 전화선을 노트북에 연결해본다고 고생했던 순간이 생각납니다. 지금은 지구 어디서나 메시지 확인이 가능하고 또 보기싫은 광고까지 바로바로 알려주니 세상이 좋아진걸까요? 아니면 나빠진걸까요?
  • 하늘라인 2021/11/27 23:52 #

    이렇게 글들을 올리면 그 상황을 알고 계시는 분들이 계셔서 좋습니다. 2000년, 2001년 이면 상황은 비슷했을거라 생각이 들고, 인터넷 한 번 제대로 연결되기가 무척이나 어려운 시절이었습니다. 본문에도 언급했지만 다운되다가 끊기는 경우가 많아서 PC방 갔다가 허탕친 경우도 많았죠. 몇 십분 로딩기다리다 화면이 한 동안 움직이지 않으면 어기멊이 끊겨 버린 거구요.

    당연히 인터넷 빠르고 어디서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지금 시대가 더 편한건 부정할 수 없는데, 제 입장에서는 영화속에서나 보던 학교주변의 가건물들, 진흙탕 길, 군데군데 눈이 쌓여서 질척거리는 길. 연탄재 군대군대 쌓여 있던 그런 풍경의 느낌이 그립긴 합니다.

    진천하면 생각나는건 엄청나게 추운 겨울에 한국에서처럼 옷을 가볍게 입고 진천대우공장 출장 갔다가 공장입구에서 기다리고 건물 밖에서 기다리느라 얼어 죽을뻔한 그 날입니다.
  • 냥이 2021/11/26 12:00 #

    초등학생때 였는지 중학생이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당시 휴대폰 있는 학생들에게 1분간 애국가를 쳐보게 했었죠.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요.) 요즘에는 불가능 할지도...(천지인이냐 쿼티냐 따라서 타수가 달라질꺼니...)
  • 하늘라인 2021/11/27 23:44 #

    이전에 타자 연습할 때 애국가로 비교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천지인 같은 키보드는 전혀 해 본 적이 없어서 오직 쿼티 자판만, 휴대폰도 쿼티만 칠 수 있습니다.
  • 냥이 2021/11/29 23:10 #

    삼성 스마트폰에서 많이 쓰이는 키보드 배열이 천지인 입니다. ( https://namu.wiki/w/%EC%B2%9C%EC%A7%80%EC%9D%B8%20%EC%9E%90%ED%8C%90 ) 저도 쿼티를 쓰다보니 천지인은 불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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