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단체교육에서 숙제는 내 줘야겠고, 숙제 검사는 해야 하겠는데... 차이컬쳐스터디

어학을 가르치고 배우는 일을 계속 하고 있는데요. 요즘에는 어쩌다보니 한국어 기초지도도 자주 하고 있습니다. 지인이 한국으로 유학을 와서 한국어 완전기초반에서 수업을 하고 있는 관계로 이런저런 숙제들이나 궁금한 것들을 거의 매일 물어 옵니다. 

그런데 숙제의 내용들을 보면 '제 기준으로 보았을때는'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완전 기초반인데, '작문' '쓰기' 숙제를 거의 매일 내주더군요. 저는 너무 기초인 학생들에게 '작문' '쓰기' 는 그다지 권장을 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래서 중국어배울때 한자쓰기도 너무 기초단계에서는 하지 말라고 하죠.

아는 어휘도 제한적이고, 만들 수 있는 문장도 제한적인데, 위의 저 정도 문장을 기초단계의 학생이 작문을 하려고 하면 시간이 엄청 걸릴 겁니다. 물론 틀린 문장이 대부분이구요.
제가 지인에게 식사는 '김밥헤븐'에서 하는 것이 비교적 저렴할 거다라고 했더니만 '김밥헤븐'의 메뉴를 태국어로 바꾼 모습입니다. 

왜 단체수업할때 선생님들이 작문, 쓰기 숙제를 많이 내 줄까? 우리 중고등학생때 영어교육의 경험으로 비춰보면 그 많은 학생들의 숙제검사를 할 때 가장 손쉽게 할 수 있거든요. 그냥 문장보고 빨간펜으로 틀린 것을 수정해 주면 되니까요.

하지만 저는 완전 기초학생들에게 작문, 쓰기 를 숙제로 내 주지 않습니다. 그 방법에 대해서는 많이 회의적이거든요.
저 단계의 학생들은 일단 많은 양의 'input' 이 있어야 합니다 뭔가 계속 귀로 입력이 되어야 발음도 좀 더 정확해지고 다양한 어휘 및 문장 구성이 되거든요. 

단체수업의 단점이겠죠. 차이컬쳐스터디에서 저에게 수업을 해 보신 학생분들도 여기 이 글을 보고 계셔서 제가 어떤 식으로 숙제를 내는지는 잘 아실겁니다. 창작을 하는 작문할 시간에 조금 더 듣고 따라하고 배운 문장을 완전히 내 것으로 기억할 수 있는 숙제가 차라리 더 좋습니다. 

저의 지인이 3월부터 한달여간 방과후 숙제하고 공부하는 모습을 보니 조금 안타깝기도 하고 저렇게 시간을 너무 허비할 필요 없는데 라는 생각도 좀 들면서 단체교육의 한계라는 생각도 조금 들고, 이전에 저렇게 공교육제도에서 영어공부하다가 많은 사람들이 실패했었지 라는 생각도 듭니다. 

외국어를 처음 배울때는 기초단계에서는 창작을 하는 작문, 쓰기 보다는 많이 듣고 따라하는 위주로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더 나을 겁니다. 적어도 제 경험상으로는 그렇네요.

덧글

  • 테디호프 2021/04/29 21:09 #

    적게 배워도 퀄리티 있는 것과 많이 배우는데 퀄리티 떨어지는 것의 차이군요.
    요즘 저도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는데 같은 내용을 두개의 강의로 배우고 있습니다.
    수업 하나는 이런거하면 이렇게 멋진것도 만들 수 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1~100까지 이렇게 적용해야합니다! 이고
    다른 한 수업은 1~10을 배우기 위해서는 이걸 만들어보면 좋아요!
    자 1에 대해 알아보면서 적용해볼까요? 데헷? 이거든요.

    사실 만들고 싶은건 전자에 해당하는 수업인데,
    배워보면 후자가 더 기억에 잘 남았고 개념도 잘 정리되서 더 도움이 많이되고 지치지 않게 배워서 전자를 만들 수 있게 해줍니다.

    양보단 질입니다 +_+/
  • 하늘라인 2021/05/01 07:12 #

    단순히 많은 문장을 보고 듣고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기초일때는 일정분량을 반복적으로 듣고 연습을 하면서 그 문장을 완전히 암기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제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프로그램인력수요가 요즘 많다고 하던데 좀 어떠신가요?
  • 테디호프 2021/05/01 08:15 #

    이글루는 답변에 답변 달린 글에 또 답변 다는 버튼이 어디있는지 잘 못찾겠네요. 태블릿에서 사용해서 그런건지(?)
    사실 어른이 되고 언어를 배울 때 가장 쉽게 간과하는 것이 반복 학습이에요.
    어릴 때 언어를 배우면 학교에서 듣고 쓰고 말하고 보면서 같은 단원이라도 반복을하고 시험을 보잖아요.
    그런데 어른이 되고나서는 이미 배워놓은 언어를 기준으로 확장을 하고,
    일을 하거나 시간이 없어서 반복을 할 시간이 없고, 노후화되다보니 요령껏 쉽게 효율적으로 언어를 배우려고 하게되죠.
    이런 부분들때문에 어른이 되고나서는 언어를 새로 배우는게 어렵지 않은가 싶어요.
    때로는 효율적인 것에서 벗어나 반복적으로 힘을 들이는 연습도 해야지 온전히 익힐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이유로 언어를 배울 때 환경이 중요하다 생각하는데 원하지 않아도 그 언어를 반복하게 해주거든요.
    그래서 반복 암기를 하는게 언어를 제대로 배우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죠.

    프로그램 인력수요는 주변을 보면 많은 것 같은데요,
    저는 이제 막 배우는 수준이라서 이걸로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단계는 아닌 것 같아서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아직은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하면 마음이 조급해지거나 초조해져서… 천천히 즐기면서 배우고 있네요.
    그래도 하다보면 이런게 많이 줄어들고 생계를 이어나갈 수단으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
  • 하늘라인 2021/05/04 22:34 #

    언어학습에 대한 말씀 잘 읽었습니다.

    미래에 대해 조급해하고 초조해 하는 자체는 뭐 큰 문제가 안 되는데요. 통상 조급하고 초조하다보면 안 좋은 미끼도 덥썩 물게 되고, 안 좋은 조건의 협상에도 이끌려 가게 되고, 이성적인 판단이 안 되서 결정 후 안 좋은 쪽의 결과가 온다는 것이 문제인 듯 합니다.

    면접을 볼 때도 내가 조급하면 결과가 안 좋죠. 여기 아니더라도 나 갈 곳 많어 라는 생각으로 면접을 보면 더 좋은 조건으로 협상을 할 수 있는데 말이죠.

    부디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 테디호프 2021/05/05 09:09 #

    좋은 얘기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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