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저에게 영어를 배우던 학생이 드디어 한국에 유학을 왔습니다. 차이컬쳐스터디

제가 태국에 있을때 재능기부 차원에서 몇 명의 학생들(직장인이었습니다)에게 영어를 가르쳤었는데요. 그 중 한 학생이 이번 봄학기 한국에서 어학을 배우려고 왔습니다. 

이 학생이 10년된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어학을 배우려 결심한 계기는 아래와 같습니다. 

이 학생은 업무상 영어를 조금 해야 하는데, 영어를 거의 못 했습니다. 직장에서 외국어로 업무를 해 보신 경험이 있으신분들은 이 고충 아실거에요. 외국어 실력은 아주 쬐끔인데, 어쩌다 그 업무를 맡아 하다보니 어학실력이 부족해서 늘 긴장되고 아쉽고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그러면서 학창시절에 어학공부 좀 해 둘걸 하는 후회...

그러다가 자신의 인생에 있어 현재의 수준에 회의감을 느끼게 되었고, 이 능력 이 월급으로 과연 여기서 얼마나 발전할 수 있을까? 10년뒤에 내 경제수준은 어느 정도가 될까? 라는 생각에 미치지 인생이 몹시 후회스럽고 과거에 공부를 하지 못 한 후회가 밀려들었다고 하더군요.
 저 월급을 받으면서 주6일 근무하고 있고, 8시에 출근인데 툭하면 8시까지 야근을 해야하고... 제가 아무리 봐도 인생의 돌파구가 안 보이더군요. 그러다 저한테서 영어를 배우고 싶다고 해서 가르쳐 주었고, 이 학생은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차이컬쳐스터디에서 저에게 영어/중국어 수업을 해 보신 분들은 아실텐데요. 매주하는 테스트가 심리적인 압박이 조금 있거든요. 그 압박과 부담이 있으면서도 꾸준히 수업을 따라오더군요. 그러다 6개월 좀 지났나? 

"자기 평생 진작에 이렇게 영어를 배웠으면 영어를 잘 했을텐데, 이전에는 영어공부하는 시간은 많았지만 영어를 한 마디도 못 했다" 라고 하면서 자신의 말하기 실력이 엄청 늘었다고 좋아하더군요.

그러다 자신감을 가지고 영어와 한국어를 한 번 배워서 자신의 이런 지긋지긋한 지옥같은 직장생활을 벗어나고 싶다고 결심 후 비자준비를 했습니다. 
코로나때문에 쉽게 받을 수 있던 비자도 어려웠고, 격리하는 비용도 더 들었고... 결국 대학교 기숙사에 저렇게 짐을 풀었습니다. 
보통 어학코스에 보면 아시아권 학생이 많은데, 다행히 룸메이트도 서양권 영어를 잘 하는 학생이 배정이 되어서 내심 더 좋아하더군요.

저는 2000년 봄, 벚꽃이 피던 어느날 대학교 운동장에서 울었었죠. 대학교 4학년이 되었는데, 직장을 구할 능력도 없고, 세상에 나 혼자만 도태되어 있는 것 같고, 왜 그동안 열심히 공부를 하지 않았나 라는 후회도 들었죠.

그 때 비내리는 봄, 모두가 다 행복해 보이는 벚꽃이 만발한 학교운동장 스탠드에서 혼자 앉아 "다시 내 인생이 고등학생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정말 열심히 공부를 하겠다" 라고 다짐도 했었을 정도이니까요.

저도 나이가 조금 들어서 뒤늦게 각성을 하고 중국어/영어를 배우기 시작을 했었습니다. 어학을 배우기 위해 비행기를 타던 그 순간 정말 비장했었습니다. 다행히 각성하고는 제법 공부를 했습니다. 한국사람도 최대한 만나지 않으려 노력하고 중국사람들처럼 살아보려고도 하면서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배우려고 했었죠.

그런 경험이 있던 저라서, 이렇게 새로운 도전을... 그것도 직장생활을 하다가 새로운 도전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공감도 되고, 최대한 제가 힘 닿는데까지 도움도 주고 싶습니다. 저의 학생이기도 하니까요. 

꼭 이 학생이 어학으로 인생 업그레이드해서 그 지옥같은 직장보다는 더 나은 환경에서 수입을 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종종 이 학생의 이야기는 올려 보겠습니다. 

참고로 이 학생은 제가 한국에 와서도 매주 1회 온라인으로 영어수업을 해 오고 있습니다. 

덧글

  • 라비안로즈 2021/03/12 09:12 #

    좋은 일 하셨네요. 어떻게든 하려는 사람에게는 길이 열리긴 하죠. ㅎㅎ
  • 하늘라인 2021/03/14 09:19 #

    저렇게 노력하고 도전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다보면 분명 본인이 원하는 길이 나올겁니다.

    저는 제가 가르치는 모든 학생들에게 늘 진정성을 가지고 가르치고 학습의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긴 합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