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자업계의 한자어 사용중 조금은 심하다고 생각이 될 때... 차이컬쳐스터디

저는 이공계를 졸업하고 어학을 전공한 뒤 한국에서 전자업계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통신장비, 전자부품 등등 주로 전자쪽에서 일을 했었는데요.

그런데 한국의 전자쪽 (다른 업종도 마찬가지겠지만)도 처음 보니까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은 느낌이 나더군요. 그래서 사용하는 용어들 중에보면 일본느낌? 나는 것들도 있었습니다. 

뭐 그렇게 20년이 지나 최근에 다시 한국의 전자업계분들과 업무를 조금 하게 되었는데요.

이메일이나 카톡 등으로 업무를 하다보면 중국어와 漢字를 전공한 저도 잘 사용하지 않는 한자어를 너무나 많이 사용하더군요.
사진은 내용과 상관없는 전자쪽 제가 하는 업무사진을 올려 봅니다. 

잘 사용하지도 않는 한자어

'폐사'에서는

폐사 가 무슨 뜻인지 아시는 분이 계신가요? 물론 저는 한자어나 사자성어를 '아주 쬐끔은' 더 알기때문에 왠만한 한자어는 보면 이해를 합니다. 그런데 저런 단어를 한자전공이 아닌 분들 사이에서 자주 사용하시나요?

그리고 카톡이나 간단한 메일에서 명일, 작일 이런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를 왜 그렇게 사용하나요. 

뭐 명일이야 아시는 분이 있을 것 같은데... 작일 이런 단어를 잘 사용하시나요?

굳이 설명을 드리면 중국어로 

어제를 昨天작천
내일을 明天명천 또는 明日명일 이라고 합니다.

가끔 나이드시는 분들의 문서체를 보면 '작금에' 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여기서도 작금은 昨今(어제 오늘... 즉 최근에 근래에) 이라고 사용을 합니다. 
제가 차이컬쳐에 여러번 언급을 한 적이 있는데요. 저는 차이컬쳐에 글을 쓸 때는 최대한 영어나 어려운 한자어, 혹은 어려운 문장으로 사용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저도 외국어 처음 배워 쬐끔 알 때는 영어/한자어 이런거 많이 섞어 쓰면 '유식하게 보이는' 것 같다고 생각을 했었는데요.

점차 살다보니 글은 누구나 알기 쉽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더군요. 언어의 목적이 소통하는 것이지 내 지식을 뽐 내는 것이 아니잖아요.

그런 맥락에서 저의 전자업계 한국거래처 담당자들의 메일이나 카톡메세지를 읽어 보면, 수차례를 읽어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무슨 한국어를 그렇게 어렵게 사용을 하는지... 최대한 쉽게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도 능력인데, 한국어로 된 메일을 읽어도 이해가 안 되는 문장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평소에 독서를 많이 안 해서 문장을 쉽게 만드는 능력이 조금 부족한건지, 어렵게 써야 유식하게 보인다고 생각을 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30대 정도인 거래처 사람들 중에 단어나 문장이 쉽게 전달 안 되는 분들이 좀 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한자어를 쓰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문장을 상대방이 쉽게 이해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요즘 20대 30대 분들은 한자도 많이 배우지 않았는데, 어려운 한자어를 굳이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해서 생각을 좀 해 보았습니다. 


덧글

  • dj898 2021/01/20 12:25 #

    전 외국서 30년 넘게 살면서 한자들 죄다 잊어버리고 살았는데 1호기 일본어 전공이라 도와준다면서 덕분에 다시금 한자를 공부하고 있네요. 단 죄다 일본식으로 기억한다는 단점이... ㅋㅋ
  • 하늘라인 2021/01/23 21:48 #

    아빠로서 자식 공부 가르쳐 주고 하면 보람도 있고, 그것만으로도 큰 행복이죠.

    부럽습니다.
  • 젠카 2021/01/21 22:54 #

    폐사는 弊社(헤이샤)네요. 일본에서 보통 자기들 회사를 낮춰서 부를 때 쓰는 말입니다. 상대방 회사를 높여 부를 땐 御社(온샤)라고 하죠. 말씀하신 今日(쿄우), 明日(아시타), 昨今(삭콘)같은 말도 일본에선 일상적으로 쓰는 말이구요. 이건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하에서 근대화를 하는 바람에 일본의 한자 번역말이 그대로 한국에 남아있는 거랑 같은 겁니다. 월요일, 화요일 같은 요일명도 일본과 한국이 완전히 똑같습니다. 문제는 사실상 한국에서 사라진 말인데 특정상황하에서 아직 쓰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참고로 쿄우(금일)과 아시타(명일)는 한국에서야 특별한 경우에만 쓸지 몰라도 일본에선 한국말의 '오늘' '내일' 정도의 아주 일상적인 기본말입니다.한국에선 이제 일상생활에서 사라진 말을 아직까지 굳이 쓰고 있다는 게 놀랍네요. 저 역시 이게 무슨 말인지도 모를 정도의 한자말은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 하늘라인 2021/01/23 21:50 #

    공감합니다. 본문에도 적었듯이 한국의 산업현장 단어들이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저 弊 라는 단어는 중국어로는 부정적인 의미를 나타내는 단어이거든요.

    저는 한자를 많이 알고, 한자어를 많이 배우면 좋다고 생각을 하지만, 가끔씩 사용하는 한자들을 보면 '굳이 저런 한자어를 사용해야 하나?' 라는 느낌이 들때가 있습니다.
  • 젠카 2021/01/21 22:59 #

    아, 그리고 조금 다른 예이지만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쓰이는 같은 한자말이지만 한국에서 오랜기간 써오면서 함축하는 뉘앙스가 살짝 바뀐 말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하물이라는 말... 주로 공항에서 쓰는 표현인데 일본에선 手荷物(테니모쯔)라고 해서 훈독으로 읽습니다. 일본은 같은 한자말이라도 어떨땐 뜻으로 읽고(훈독), 어떨 땐 음독으로 읽는데 훈독으로 읽으니까 그냥 "손짐"이라는 뜻이더군요. 손으로 들 수 있는 짐이라는 뜻이죠. 수하물이라고 하면 좀 거창한데 손짐이라 하니 갑자기 가벼운 느낌이 들고... 일본에서는 테니모쯔라는 말이 공항 뿐 아니라 훨씬 폭넓게 사용됩니다. 한국에선 같은 한자말을 쓰면서도 한자자체는 잘 모르니 속에 담긴 뜻도 모른채 의미가 굳어져버린 거 아닌가 합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