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태국학생 버거킹 사준다고 방콕으로 초대. 버스타고 9시간 차이컬쳐스터디

저의 영어스터디 태국학생 기억하시죠. 이번에 방콕으로 오라고 해서 한번도 못 먹어 봤다고 한 버거킹 햄버거도 사주고 도심 구경도 시켜줬습니다. 

언젠가 수업시간에 기차, 지하철, 영화관 뭐 이런 도시관련 단어들이 나왔는데, 지하철이나 영화관 이런 걸 실제로 본 적이 없다더군요. 그래서 이것저것 물어보다보니 시골에서만 살아서 도시의 문명들... 예를 들면 버거킹, 스타벅스? 경험해 보지 못 했다고 해서 한 번 오라고 했더니만 방학이라고 짧게 다녀갔습니다. 버스로 9시간 걸리더군요.
그래서 방콕의 이곳저곳과 아유타야가 가고 싶다고 해서 아유타야도 데리고 갔습니다. 

평소 인터넷으로만 보다가 실제로 만나니 처음엔 약간 서먹서먹 했는데, 곧 친해졌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수업시간이 짧고 음성이나 이런 통화상태가 좀 안 좋아서 이것저것 물어보기가 어려웠는데요. 이번에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이 학생이 다니는 고등학교가 군사고등학교더군요. 시장통을 걷다가 자기도 이런 군용장비 있다면서 저렇게 포즈를 취해줬습니다. 휴대폰 사진을 보니 군인들이 받는 군사훈련을 받더군요. 실제로 사격도 하고 전술훈련도 다 한다네요. 한국에는 군사고등학교라는 것이 없잖아요. 대학을 가야만 장교로 갈 수 있는 그런 코스가 있는데요.

이 학생이 군사고등학교를 간 이유는 학비나 기숙사비 생활비가 거의 국비로 나와서 다른 학교에 비해 싸다고 합니다. 그대신 몸은 조금 힘들 것 같더군요. 사진을 보니 얼굴에 완전 위장을 하고 총들고 훈련하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자기 알통도 있다고 보여주더군요.

확실히 덩치나 골격이 또래 고등학생보다는 크더군요. 뼈가 좀 굵게 느껴졌습니다. 학교에서 군사훈련 받고, 휴일에는 부모님 농사 짓는데 체력이 당연히 좋을거라 생각합니다. 훈련을 많이 한다고 하더군요. 훈련소 6주도 힘든데, 저런 군사훈련을 3년간 해야 한다고 하니...
저 학생의 하체가 인상적이더군요. 저도 하체운동을 많이 하려고 노력하는 편인데요. 어찌보면 하체가 저보다 더 강해보입니다. 오늘 저녁에 코로나로 헬스장 셧다운 한 이래 처음으로 트레이너와 유산소운동을 했는데요. 뜀박질훈련만 하면 하체가 후들거리고 숨이 미친듯 차거든요. 오늘 오랜만에 유산소운동 시작한다고 초급레벨로 했음에도 힘들더라구요. 하체운동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아무튼 저 학생 하체가 엄청 단련이 되어 있더라구요. 매일아침 구보하면 저렇게 될 것 같은데... 하체운동 좀 더 해야겠습니다. 


여행을 하는 동안 친척의 카메라를 가지고 사진을 많이 찍더군요. 호기심도 많고, 고등학생 그 나이 또래의 수줍음도 있는데, 관찰해보니 장난기도 많더군요.

여행을 다니는 동안 이것저것 더 많이 보려고 하는 호기심이 참 마음에 들더군요. 그러니까 저런 환경에서도 영어를 꼭 배워서 더 나은 대학으로 가겠다는 목표가 있는거겠죠.

갑자기 이 학생 보니 이전의 짜증나는 학생 하나가 생각나네요. 어학공부 하겠다고 데리고 왔더니, 자기는 이것 싫다. 저것도 싫다. 이런거 싫어한다. 저런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 날씨가 덥다. 나이도 스무몇살이나 먹은 여자애가 하나 있었는데, 가정교육이 어땠을지 상상이 가는 애가 하나 있었습니다. 식당을 가도 자기는 이런건 안 먹는다. 저런건 한 번도 안 먹어 봤는데 어떻게 먹냐. 갑자기 bottom of heart(가슴속 깊이)에서 짜증이 확 나네요. 생각만 해도...
뭐 저한테 영어를 배워줘서 감사하기도 하고, 어려운 환경에서 틈틈이 매주 영어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고, 무엇보다 희망과 목표를 가지고 있는 모습이 기특도 해서 방콕으로 초대해서 버거킹 하나 사 줬습니다. 버거킹은 그냥 제가 좋아해서요. 태국공항 버거킹 정말 맛있습니다. 태국공항 가시면 꼭 드셔보세요. 피자도 먹고 싶다고 했는데, 피자는 식사 일정이 안 맞아서 다음에 제가 한 번 사줘야 겠네요.

제가 농담삼아 다음에 꼭 너네 집으로 놀러 갈테니 각종 야생동물 잡아서 내가 키우게 해달라고 했더니 문제 없다면서 사냥 가능한 동물리스트도 말을 해 주더라구요. 그리고 자기집에 새끼강아지 많다고 키우겠냐고 하는데... 제가 살고 있는 콘도가 애완동물 금지라서...
버거킹 햄버거를 처음 보고 엄청 좋아하더군요. 표정 보이시죠? 얼핏 이야기를 들어보니 저기 학생들 경제수준으로는 여기 버거킹햄버거 세트를 시켜서 먹기가 엄청 부담스럽다고 하더군요. 

일례로 저의 회사 일반직원중에 10년차가 있는데, 작년에 버거킹을 그것도 회사에서 사 줘서 처음 먹었다고 하더군요.
하루 일당이 330밧인데, 버거킹 세트가 200밧이 넘으니까요.

원래 오늘 영어스터디가 있는 날인데, 오늘은 학교기숙사에 있어서 휴대폰을 사용할 수가 없다고 하네요. 그래서 다음주로 수업을 연기한 김에 저 학생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저 학생이 꼭 원하는 영어실력까지 올라가서 희망하는 대학이나 사회의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제가 도와줘야 겠습니다. 

저는 중국에 있으면서 가난한 환경에 사는 아이들의 모습을 너무나 많이 보았습니다. 그 때 저의 생각들이 많이 바뀌고 저도 철이 들었죠. 그런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환경과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가난의 고리를 끊어 낼 수 있는 방법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덧글

  • 2020/06/28 01:1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20/06/29 23:36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trammondog 2020/06/28 06:19 #

    세트메뉴 하나로 일당의 2/3가 날아간다고 생각하니 확 와닿네요.
  • 하늘라인 2020/06/29 23:36 #

    저도 10년차 직원이 그 때 버거킹이라는 걸 처음 먹어 봤다고 했을 때 살짝 놀랐습니다.

    제가 2002년도에 중국 대학생 한 명을 KFC 에 데리고 가서 햄버거+콜라 를 사 준 적이 있는데요. 같은 기숙사 생활하다가 헤어질 때가 되어서 감사의 뜻으로 뭘 사줄까 라고 물으니 햄버거 라고 하더군요.

    그 날 저랑 시내 나가서 햄버거 먹고 와서는 밤에 계속 자기 햄버거+콜라 먹었다고 자랑하던 기숙사 중국학생이 생각납니다.
  • 로꼬 2020/06/28 07:32 #

    아 태국갔다가 돌아오면서 공항에서 버거킹 먹은적이 있는데 생각보다 비싸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 하늘라인 2020/06/29 23:34 #

    기분탓인지는 모르겠지만, 태국공항의 버거킹이 외부보다 더 맛있는 것 같구요.

    제가 출장 갈때마다 먹는 더블와퍼가 500밧 정도 하는 것 같으니 확실히 비싸죠.

    출국심사 안쪽과 바깥쪽의 가격이 또 약간 다릅니다.
  • 2020/06/30 12:25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20/07/04 00:0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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