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차량구입기 및 우핸들로 처음 운전해서 출근한 후기 외국계기업 태국주재원

태국에 근무를 한지 1년이 되는 달입니다. 작년 11월 하순에 첫출근을 했으니까요. 외국생활경험도 조금 있고, 해외도 자주 나갔었지만, 그럼에도 새로운 곳에 가서 정착을 한다는 건 하나의 도전입니다. 특히 처음으로 영어/중국어가 아닌 언어가 통하지 않는 국가에서 주재를 하는 거라 처음엔 많이 힘들었습니다. 생활적으로도 업무적으로도 힘들었죠.

처음엔 주거지 때문에 좀 힘들었습니다. 회사에서 추천해주는 레지던스호텔이 몇 곳 있는데, 제가 머무는 곳은 환경도 안 좋고 무엇보다 차가 없으면 생활하기가 너무 불편했습니다. 위의 사진이 저의 회사 부근 풍경인데요. 가성비도 그다지 좋지 않은 집에 살다가 3개월째 방콕 끝자락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약간 도심에 사는걸 선택하고 출퇴근시간이 확 늘어나 버렸죠. 그럼에도 조금 도심에서 살지 않으면 귀국할 것 같더군요.

이사를 할 무렵 차량을 장기계약하여 출퇴근을 했습니다. 기사분이 아침저녁으로 출퇴근을 시켜 주는 건 좋은데, 비용이...

하루 출퇴근 비용 = 차량출퇴근 1주일 유류비 

더군요. 
차량을 조금이라도 빨리 구매를 하면 '경제적인 측면' 에서는 도움이 되는 건 알았지만, 6개월까지는 회사에서 저를 계속 쓸지 말지가 확실치 않았었거든요. 저도 6개월 정도의 '심리적 수습기간' 에는 회사에 준 프로젝트를 못 할 수도 있는 거였고, 태국생활이 힘들어서 귀국을 할 수도 있었거든요. 6개월이 지났어도 여전히 내가 잘 하고 있는지도 모른채 하루하루 그저 해야할 일들을 최선을 다해 했습니다. 

참고로 제 업무를 했던 전 외국인 매니저급 두 명이 올해 권고사직을 당했습니다. 외국계회사라서 좀 자유롭고 상사의 간섭이 없다는 장점도 있지만, 뭐 성과가 좋지 않으면 바로 권고사직입니다. 올해만 해도 몇 명의 외국인 매니저들이 전체공지로 경고받고 직급도 강등이 되었죠. 경쟁이 상대적으로 덜한 공기업, 공무원 조직 같은 곳에서 일을 할지, 경쟁에서 뒤쳐지면 짤릴 수도 있지만 성과를 내면 그만큼의 더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조직에서 일할지는 본인의 선택입니다. 
또 그동안 차 구입을 못 했던 이유는

1. 태국에서 외국인이 차량을 구입할 때는 월소득수준이 4만밧이상 되는 태국인 보증인이 필요. (이 조건 때문에 몇 몇 차량은 할부심사에서 탈락)

2. 차에 대해서 뭘 물어보고 싶어도 만났던 차량판매 딜러들이 영어를 못 함. (혹시나 해서 한국브랜드 차량판매소에는 한국어 하는 딜러가 있나 싶어 가 보았으나 모두 영어가 안 됨)

3. 9월까지도 내가 이 회사에서 인정받고 계속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음.

4. 차 값이 더럽게 비쌈. (대략 한국의 2배. BMW 3시리즈 가 1억. 한국에선 5천만원)

태국은 차 값이 정말정말 비쌉니다. 일본차 말고 다른 브랜드를 구매해 볼까 싶어 기웃거려 봤는데, Volvo XC40 이 8천만원이 넘...
중고를 살 수 있는 옵션도 있었지만... 중고구입은 또 문제가

1. 중고는 전액현찰로 구입. (이번 신차구매는 무이자할부 로 했습니다)

2. 악명 높은 수리센터의 서비스. (차를 한 번 맡기면 일주일이라고 했다가 일주일 만에 나오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3. 비가 자주 와서 침수가 자주 되는데, 중고차량은 침수차량이 많다? 

4. 태국어도 안 되는데 중고사서 수리센터 다니는 것에 대한 언어적인 부담.

등등으로 중고구입도 포기를 했습니다. 

마침 그렇게 시간이 흘렀는데, 하루는 마침 영어를 하는 자동차 딜러분을 만났습니다. 아래 분이신데요.
이 분을 만나서 '태국인 보증인이 없는데, 무이자할부가 가능하냐?' 라고 하니 또 가능하다고 해서 알아 보고 있었죠. 그러는 와중에 저의 CEO, 회장님께서 '자네를 지켜 봤는데, 평가들이 좋아서 10년 이상 프로젝트 맡을 자신 있나?' 이러시길래 앗싸 하고 바로 차를 구입했습니다. 
운전을 못 하는 편도 아니고, 대만에서는 운전을 꽤 했었고, 독일 아우토반도 여행하면서 달려 봤고, 지금도 출장가면 다양한 차량 렌트를 하기 때문에 '운전'에 대한 부담은 없었는데, '우핸들운전' 에 대한 걱정과 '태국의 도로상황 교통상황' 에 대한 걱정은 살짝 있었습니다. 우핸들운전은 이번이 처음이거든요. 그리고 태국은 차량 옆으로 낮이든 밤이든 오토바이들이 너무 딱 붙어 지나가는 상황도 많구요.

그래서 운전보조옵션이 가장 좋은 차량을 구입해야 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알아 보니 예산범위 내에서는 이 차량이 가장 현실적이더군요.

특히 첫번째 사진처럼 헤드업디스플레이에 좌우측 차/오토바이가 붙으면 나오니까 계기판으로 고개를 숙이지 않아도 되고, 네비정도도 헤드업디스플레이에 뜨니 좀 더 안전 운전을 할 수 있겠더라구요.

오늘 첫출근을 해 보았습니다. 아직까지는 우핸들운전으로 '주행' 은 크게 문제가 없는데, 골목길이나 차선 들어갈 때, 주차할 때 아직 왼편 오른편이 살짝 헷갈리긴 합니다. 또 방향지시등과 윈도우와이퍼가 반대로 되어 있어 어제오늘 2회 실수를 했네요. 실수라고 해봤자 방향지시등 켠다는 것이 윈도우와이퍼를 작동 시킨 것이지만요.
차를 인수해서 오는데, 말도 안 통하는 타국에서 교통사고가 났을때 혹시 독박쓰지는 않을까 또 걱정이 되더군요. 그래서 바로 샤오미 블랙박스 를 구입했습니다. 외국에서는 사고를 내든, 사고를 당하든 문제가 생기면 어차피 번거로워 지는건 외국인이거든요. 현지인은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일도 외국인이 처리하려면 힘들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보험도 길게 넣고, 차량보증기간도 돈주고 연장하는 등 돈을 조금 더 들여서라도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으로 차량을 구입했습니다. 

제가 태국을 온 목적은

1)차를 사기 위함. 도 아니고, 2)우핸들운전해보기. 도 아니며 단지 돈을 많이 모아서 귀국하는 것이 거든요. 돈을 벌더라도 조금 더 즐겁고 재미있게 외국계회사에서 외국인들과 어울리며 근무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려고 온 것이기 때문에, 현재 차량을 구입할 때도, 집의 위치를 선정할 때도 최대한 적게 스트레스 받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아침에 출근하려고 주차장을 갔는데, 제 차 바로 옆에 딱 봐도 뭔가 비싸보이는 매트블루(무광택파란색) 벤츠가 바로 옆에 주차가 되어 있더군요. 저 방향으로 문을 열어야 하는데 혹시나 문콕 하면 큰 일 난다는 생각에 제 손가락으로 최대한 문 모서리를 잡고 간신히 탔네요. (첫 출근은 좀 멋있고 우아하게 타야 하는데 말이죠...)

다행히 저는 차에 대한 큰 욕심은 없어서 저런 문 2개 짜리 비싼 차를 꼭 사고 싶다 이런 건 없습니다. 단지 교통문화가 좀 안 좋은 태국에서 살고 있고, 그 전에는 그 무엇을 상상하더라도 그 이상의 교통문화를 볼 수 있는 중국본토에서 살다 보니 차는 조금이라도 크고 높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늘 해 왔습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안전할 것 같은 볼보도 살짝 알아 봤는데...

XC40 이 8천만원... 한국에서는 XC60이 7천만원인데요.

그리고 10개월 가까이 출퇴근 하면서 기사분이 해 주는 뒷좌석에 앉아 다니다가 제가 직접 운전을 하니까, 보통은 차를 새롭게 구입하면 뭔가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 나야 하는데, 왠지 모르게 '다운그레이드 된 느낌?' 이 나더군요. 기사분 차량 이용할 때는 교통비가 많이 들었습니다. 지출이 좀 심했죠.
그럼에도 혼자 운전을 하면서 출퇴근을 하니까 듣고 싶은 음악을 크게 들으며 노래도 흥얼거릴 수 있어 그건 또 좋더군요. 최상위트림이라 보스스피커가 있네요. 
저의 회사 2공장 옆에 또 다른 공장을 올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2~3년 뒤에 정상가동할 예정인데요. 저의 프로젝트는 저기 신축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입니다. 제가 이 차량의 할부를 다 갚고 저 신축공장에서 나오는 제품을 판매할 수 있을때까지 근무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외국인노동자의 고용보장은 한국에서 한국기업처럼 확실치 않거든요. 다행히 여기 한국인직원 두 명은 수년간의 근무를 통해 능력을 인정 받아 모두 여기 차도 있고 집도 있습니다. 업무를 잘 하기만 하면 회사가 직원을 짜르지는 않거든요. 저는 이제 겨우 일년이 되었네요.

부디 이 차량 할부 다 갚고, 저 신축공장에서 나오는 저의 제품까지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여기가 한국기업이면 어쩌면 한국인으로서 고용안정이 더 보장이 될 수도 있겠지만, 여기는 대만계 회사고, 많은 외국국적 직원들이 함께 경쟁을 하는 곳이라 한국기업에서 한국인이 가질 수 있는 어드벤티지가 없습니다. 최근까지는 대만계 회사라서 대만국적직원들은 좀 더 고용보장이 되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지난달 대만국적의 부장급 직원도 권고사직 당해서 귀국했습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자식들이 한창 고등학생, 대학생이라 학비 많이 들어가서 여기서도 엄청 검소하게 생활하고 돈을 다 집으로 보내는 분이라고 하던데요)

우핸들운전이고, 태국의 도로체계, 신호체계도 아직 완전히 숙지가 안 되어서 당분간은 적응기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덧글

  • dj898 2019/11/07 12:00 #

    우측 핸들이라...
    저는 처음 운전 배울때부터 우측 핸들 차량 이었습니다. 것도 5단 매뉴얼. ^ ^

    그래서인지 아주 가끔 왼쪽 핸들 차량 매뉴얼 몰 기회가 생기면 서먹서먹 하네요.
    우측 핸들 차량은 힐-앤-토 해가면 연속 시프트 다운, 시속 60으로 직각 코너 살짝 드리프팅 하면서 도는거 식은 죽 먹기지만 외쪽 핸들 차량은 엄두가 안나요... ^ ^
  • 하늘라인 2019/11/09 00:33 #

    저는 첫날 방향지시등과 윈도우와이퍼 2회 헷갈린 것 빼고는 주행에서는 큰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요.

    주차할 때 항상 오른손을 기어에 올리고 왼손바닥으로 핸들을 돌리다가, 왼손을 기어에 올리고 오른손바닥으로 핸들 돌리니까 좀 어색하더라구요. 아직 주차할 때 조금 어색하고...

    늘 오른쪽 모서리가 멀리 있다가 왼쪽 모서리가 멀리 있으니까 느낌상 끝과 벽이 아직 완전히 감이 오지 않아서 골목길이나 좁은 공간 돌 때 살짝 헷갈리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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