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운전면허신청하며 느껴보는 일부 공무원의 게으름 외국계기업 태국주재원

태국에서 근무한지 6개월이 지난 기념으로 태국운전면허증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외국에서 6개월이라는 시간은 '이제 겨우 적응'한 기간 입니다. 외국생활 경험이 많은 저에게도 타국에서 정착을 하는 건 쉽지가 않습니다. 특히 언어가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는 더 어렵죠.

그동안 면허증 신청도 하지 않고, 또 차량구입도 하지 않은 이유는 여기 회사에 제가 적응을 못 할 수도 있고, 태국에 적응을 못 할 수도 있고, 회사에서 짤릴 수도 있고 등등 변수가 너무 많았죠. 생활적인 적응은 그다지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업무적으로 제가 과연 말이 통하지 않는 태국직원들을 데리고 이 프로젝트를 잘 할 수 있을까가 가장 큰 걱정이었고, 혹시나 회사에서 저의 업무능력을 만족하지 못 해 짤리는 상황도 고려를 하고 있었는데요.

다행히 맡은 프로젝트도 아직까지는 이전에 비해서 나아졌다는 평가도 받고 있고, 얼마전 회사에서 고용계약서 싸인을 했는데 저의 고과점수가 거의 최상급 점수로 나왔더라구요. 그래서 짤리지는 않겠구나 라는 생각에 운전면허증을 만들었습니다. 
그동안 면허증을 만들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닌데, 여기는 평일에만 업무를 하니까 늘 업무가 많아서 업무시간에 시간을 빼기가 쉽지 않더군요. 그러다 어제 한국이 6월 6일 현충일 휴일이어서 한국 고객사가 업무를 하지 않는 틈을 타서 저의 태국인팀원을 데리고 왔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태국어가 안 되니까 영어를 하는 태국인 직원이 도와주지 않으면 관공서 업무가 좀 힘들수 있습니다. 

아주 잠시 나혼자 할까? 라고 생각도 했다가 태국인 직원을 데리고 오기로 결정했죠.
보통 태국에서 한국분들은 방콕 시내에 있는 교통관리공단 같은 곳을 가서 면허증을 많이 신청하시더라구요. 전 회사 가까운 곳에 있는 곳을 갔습니다. 제가 있는 곳은 한국인이나 한국기업이 많이 없는 지역이라 인터넷에 후기가 거의 없는 곳입니다. 그래도 준비하라는 서류들 다 준비해서 위에 보이는 첫번째 교통관리공단 에 갔습니다. 
아주 형식적인 신체검사를 하기 위해 근처 병원에 들렀습니다. 혈압확인만 하고 나머지는 구두로 질문만 하더군요. 그렇게 서류 다 준비해서 갔는데, 여기 담당공무원이 저의 워킹퍼밋(워킹비자)이 디지털 방식이라고 해 줄 수가 없다더군요. 아니 태국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디지털워킹퍼밋을 국가정부기관에서 거부를 하는 이런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막무가내로 이전의 종이워킹퍼밋을 가지고 오거나 그렇지 않으면 한국대사관 가서 무슨무슨 서류를 만들어 공증을 받아 오라는 억지를 부리더군요.

저의 태국인 여직원이 열받아서 인터넷에서도 다 된다고 되어 있고, 다른 곳에 확인까지 하고 왔는데 무슨 소리냐? 라는 식으로 따졌음에도 그 공무원은 반복적으로 앵무새 같은 이야기만 하더라구요. 디지털워킹퍼밋은 안 된다. 어디서 많이 보던 모습이죠? 중국에서 생활하면 이런 공무원들 모습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전에는 공무원하면 이런 이미지가 많았죠.
그래서 회사 근처 다른 행정구역의 교통관리공단을 갔습니다. 그랬더니 여기는 인터넷처럼... 아무말도 하지 않고 제가 준비한 서류로 바로 처리를 해 주더군요. 서류 접수 하고 바로 색맹검사 하고 엑셀 밟았다가 빨간등 들어오면 브레이크 밟는 테스트 한 번 한 뒤에 한시간 가량 교육비디오 본 뒤 사진찍고 바로 받아 왔습니다. 엑셀 밟고 있다가 빨간등 들어오면 시간내에 브레이크 밟는 테스트도 정말 간단한 거였는데, 어느 아주머니는 그걸 3번 실패해서 불합격 하더군요. 정말 형식적으로 하는 검사였는데 말이죠.

시청각교육은 그냥 음주운전, 졸음운전 하지 말고 사고나면 이렇게 된다는 사고영상 계속 보여주면서 경각심을 일으키는 내용이더군요.그런데 재밌는건 영상중에 '운전중에 길거리 미녀를 쳐다보지 마라' 라는 항목을 소개하면서 어떤 오토바이 운전자가 지나가는 여자 쳐다보다 사고나는 CCTV 영상을 보여주더군요.  미녀가 지나가는데 쳐다보지 말라니요...  미녀가 지나가면 안전하게 쳐다보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더 현실적일거란 생각을 해 봅니다. 
대만에서도 그렇고 여기 태국에서도 그렇고 제가 1종대형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1종대형으로 주지는 않더군요. 승합차 정도까지만 몰 수 있으며 사업용(노란색번호판)도 몰 수가 없습니다. 
태국은 운전석이 오른편에 있어서 생애 첫 오른편 운전을 해 보게 되었습니다. 조만간 차를 구입하면 기념으로 태국 북동쪽 드라이브 여행을 한 번 해 볼 생각입니다. 엄청난 규모의 평지와 자연이 아름다운 곳이라고 하더군요.

아무튼 첫번째 공무원이 어지간히 업무하기 싫었거나 외국인이 잘 안 오는 시골지역이라 업무를 몰라서 그렇게 변명을 대었거나 저로서는 알 수 없지만, 제 태국직원이 더 열받아서 사무실에 돌아와서도 태국공무원의 업무태도와 수준에 대해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뭐 저야 중국에 살 때 익숙하던 모습이라 덤덤했습니다. 

그럼에도 만약 제 돈 주고 통역없이 와서 고생하고 또 다른 관공서 가고 했으면 짜증이 좀 났을 것 같은데요. 회사의 기사차량으로 업무시간에 회사직원이 업무를 처리해 주니까 또 중국에서 처럼 짜증은 나지 않더군요.

태국면허증 딴 김에 차를 구입하는... 은 아니구요. 여기 태국은 개인 차가 없으면 정말 불편합니다. 대중교통이 잘 발달되어 있지도 않고, 또 저의 회사같은 외곽은 대중교통으로 뭘 어떻게 해 볼 곳이 아닙니다. 그래서 차를 구입하기는 해야 하는데, 기사분이 운전해주는 차를 몇 달간 타다보니 또 사람이 간사해져서인지 차 사는 비용으로 계속 기사분 고용해서 출퇴근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그렇습니다. 당분간은 조금 더 지켜봐야 겠습니다. 


 

덧글

  • 곰돌군 2019/06/08 12:14 #

    태국이 미녀들이 많긴 하더군요...(...)
  • 하늘라인 2019/06/09 01:05 #

    동의합니다.
  • RuBisCO 2019/06/08 13:14 #

    원래 낙후된 지역의 공무원일수록 제도 변화 같은 부분에 대해서 정보갱신이 늦은 경우가 많긴 합니다.
    철밥통의 단점...
  • 하늘라인 2019/06/09 01:07 #

    공무원이라는 조직에 경쟁을 도입하기도 그렇고, 실적으로 평가하기도 그렇고...

    아무튼 공무원 조직은 일반 기업에 비하면 업무효율 등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적을 것 같습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