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버닝'보다 더 'burning'한 대만의 어느 영화관풍경 대만 그리고 타이베이

며칠전 한국영화 '버닝'이 대만에서 개봉하였다고 해서 보고 왔습니다. 대만에서는 燃燒烈愛 라는 제목으로 상영이 되었는데요.
燃燒가 태우다 는 뜻이구요. 烈愛는 열애 라는 뜻입니다. 한국에서도 평이 나쁘지 않은 듯 하여 극장에 가서 보고 왔습니다. 

먼저 원래 저의 집 부근에 Miramar 미라마 따즈 영화관이 있어서 보통 영화는 늘 거기서 봤었는데요.
저 대관람차가 있는 곳입니다. 집에서도 가깝고, 시설도 가장 좋고, IMAX 화면도 타이베이에서는 가장 큰 듯 하더군요. 무튼 시설은 가장 좋은 멀티플렉스 영화관인데요. 최근에 저 영화관 대주주간의 무슨 사건때문에 영화관이 운영중지된 상태입니다. 언제부터 개시가 될 지는 모르구요.  이 영화관이 운영중지된 이유도 있고, 무엇보다 저런 비주류 한국영화는 이런 대형상업영화관에서는 상영을 해 주지 않아 작은 영화관들을 일부러 찾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당일 시간대가 맞는 영화관을 찾다보니 오늘 설명해 드릴 영화관에 가게 되었습니다. 
먼저... 제가 여기 이 길을 몇 번이나 지나다닌 적이 있는데 영화관이 있는줄은 몰랐거든요.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니 여기서 '버닝'을 상영한다고 해서 왔는데, 처음엔 그냥 지나쳤습니다. 영화관이라는 간판이 도로변에서 전혀 눈에 띄지 않습니다. 자세히 보니 저렇게 新民生戲院 매표소 라고 저렇게 작은 간판이 건물과 수직으로 하나 있네요. 보통 영화관이라고 하면 그래도 외부에서 볼 수 있도록 영화포스터 하나라도 걸어 둘 법도 한데요.
일단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니 이런 영화관과는 거리가 좀 있는 아파트상가 풍경이 나옵니다. 
복잡한 상가들 중간에 쥬라기월드 영화포스터가 색이 바랜 느낌으로 하나 있습니다. 
영화관은 3층인데 2층은 KTV 노래방입니다. 올라가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 보았습니다. 
노래방 카운터?가 있습니다. 뚫려 있는 오픈형 상가건물인데 2층복도에 저렇게 각종 생활집기를 놓고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3층 영화관 올라가는 입구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뭔가 어지러운 집기들이 가득 있고 노래방들이 여러개 있습니다. 아직 밤이 아니라서 그런지 손님은 없는 것 같더라구요.
우산도 걸려 있고, 청소도구들 및 각종 집기들이 저렇게 복도를 따라 어지럽게 널려져 있고, 그 와중에 톰쿠르즈 영화포스터가 하나 서 있고... 뭔가 제가 평소에 보아 왔던 그런 영화관의 느낌과는 많이 다릅니다. 제가 너무 멀티플렉스 영화관에 익숙해져 있었나 봅니다. 
복도에 있는 의자나 테이블도 엄청 지저분합니다. 재털이와 라이터가 있는걸로 봐서는 저렇게 앉아서 담배를 피우나 봅니다. 그런데 이 재털이가 있는 벽에는 금연마크가 붙어 있습니다. 
영화관 올라가는 3층 입구가 보입니다. 그나마 저 문 안쪽으로는 뭔가 영화관 느낌이 나게끔 카페트도 깔려 있고 인테리어가 잘 되어 있는데요. 영화관 계단 바로 옆은 가정집대문입니다. 영화관입구에 바로 가정집이라... 우산과 비옷들이 아무렇게나 걸려 있고 신발장도 보입니다. 노래방주인아저씨에게 가정집 맞냐고 하니 맞다고 하네요.

아주 참신합니다. 3층은 영화관인데, 2층은 전층이 노래방 혹은 상가건물. 그 와중에 가정집 하나...
3층에 올라가니 상영관이 3개가 있더군요. 최대한 이 쪽 벽에 붙어서 전체를 찍어 보았습니다. 손님도 2명이 앉아 있고(앉아 있을 공간도 거의 없습니다) 그 와중에 몇 명이 영화를 보러 들어가더군요.

그나마 놀라운 건 또 영화관 내부는 영화관처럼 잘 꾸며져 있습니다. 연세가 약간 있으신 할머니께서 표검사도 하고 영화관내 청소도 하고 화장실도 청소를 하시더군요. 가만히 지켜보니 의외로 직원이 많이 필요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1층 매표소에 직원이 한 명 있던데, 저 1층 매표소를 차라리 3층으로 통합하면 팝콘파는 직원이 표도 함께 팔아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손님은 많지 않더라구요. 그 와중에 매표소 바로 옆이 저렇게 신발수선하는 가게입니다. 이런 영화관 이전에 와 본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낯선 광경의 영화관이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오니 저녁 7시 정도였는데, 사람이 없는 빈상가의 휑한 느낌이 이색적입니다. 보통 이런 영화관이 퇴근시간 후 7시면 사람들이 붐빌 시간이잖아요. 저기 2층에 아까 본 톰크루즈 광고판 뒷면이 보입니다. 
영화관 상가 전체를 통틀어 저기 문방구 앞 아이들과 부모님 두세명들이 전부더군요. 아이들은 무슨 공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녹색의자앞에 오락기 보이시나요?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아닌 이런 주택가 아파트 저층의 상가건물에 있는 영화관 경험기 였습니다. 

영화 버닝도 나쁘진 않았는데요. 영화 버닝의 내용이 이 영화관의 느낌에 좀 묻히는 감이 있을 정도로 독특한 영화관이었습니다. 

영화 보고 나서 영화리뷰 없이 영화관리뷰만 쓰긴 또 처음인 듯 합니다. 

덧글

  • 로그온티어 2018/07/09 14:26 #

    투박한 모습덕에 운치가 묘하네요. 에어컨 실외기도 아무데나(?) 달아놓고 세련되고 엣지있는 외관이 아닌 그냥 페인트와 타일만 덕지덕지 붙여놓은 상가 모양새도;;
  • 하늘라인 2018/07/09 23:01 #

    현장에서 보시면 더 묘한 느낌을 받으실 거에요. 특히 한국처럼 극장=멀티플렉스 가 익숙한 환경의 사람들이라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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