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사용했던 중국어사전 인증 차이컬쳐스터디

한국의 동생집에 왔더니 한동안 쓰지 않고 창고박스에 넣어 두었던 책들을 꺼내서 책장에 넣어 두었더군요. 그 중에 제가 학창시절에 사용하던 사전들도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찍어봤습니다. 

제가 학창시절에는 휴대폰/컴퓨터의 사전어플이 없었구요. 그나마 경제적으로 조금 여유가 있으면 얇은 전자사전을 사용했었는데요. 당시엔 교수님들도 선배들도 저런 사전사용을 권장했고, 그 이유중 하나가 '많은 예문'을 봐야 한다고 해서 예문을 보기 힘든 전자사전보다는 저런 종이사전을 권장했었죠.
그런데 이 녀석이 좀 크고 무겁습니다. 들고다니기 엄청 힘들지만, 당시 대학생들의 상징인 '가슴에 책 한 두권 안고 다니기'

저 녀석 안고, 들고 다니던 학생들 참 많았죠. 90년대 중어중문학과 학생들은 이런 두꺼운 사전 들고 다니신 분들 많았을겁니다. 특히 일부 여학생들 중에는 저 사전들고 다닐 수 있는 손잡이 달린 케이스를 만들어 쇼핑백처럼 들고 다닌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또 그 당시에는 사전 이 부분의 하얀색이 낡고 손때가 많이 뭍어 있을 수록 소위 '공부 많이 한 학생' 이라는 느낌이 있어서 저 같은 경우는 사전 이 부분을 

일부러 손으로 계속 문지르기도 했습니다. 도서관에서 공부는 하지 않고 사전 표면에 손때흔적 남기기나 하는 학생이었습니다. (저처럼 하시면 안 됩니다. 20년 전의 추억이네요.) 아무튼 그 당시 응답하라 1997 중어중문학과에서는 사전 저 부분이 너무 하얀색이면 공부 안 하는 학생 이라는 인식이 있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사전 빈공간에 이런저런 튜닝을 했었는데요. 저는 붓펜으로 난과 대나무를 저렇게 그려 놓았구요. 저의 할아버지께서 남겨주신 '仁者無敵인자무적' 을 적어 놓았네요. 뭐 학창시절의 추억이니까요.

이제보니 학창시절 사귀었던 여자친구 이름과 학번도 있어서 별표로 가렸습니다. 저도 오랜만에 봅니다.정말 오래전 일이네요.
글씨체를 보니 제가 쓴 건 아닌 것 같은데요. 아마 그 당시에는 서로 사귀니까 저렇게 사전에 이름을 적어 두었던 것 같습니다. 

사전에 이름적은 걸 보니 첫번째 사진에서 oxford 사전에 제 이름 위에 적은 어느 여학생의 이름이 생각나네요.
이렇게 제 이름을 적어 두었는데, 저랑 함께 공부하던 여학생이 그 위에 이름을 저렇게 적었거든요. 제가 공부를 조금 가르쳐주었는데 그 때 고맙다고 저렇게 적어 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저 이름 뭐냐고 물어보면 저는 그냥 "내가 김승우 닮았다고 누가 적어 놓은거야" 라고 둘러대는데요. (돌 던지시지 마시구요...) 제가 가끔 김승우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거든요.
처음 중국어 배울때

1. 모르는 한자를 찾는다.
2. 발음과 뜻을 본 뒤에 형광펜으로 그어 둔다.
3. 다음에 또 저 단어를 찾을 때 "처음 보는 단어네" 라며 찾는다.
4. 그어진 형광펜을 보면서 "어? 내가 이 단어를 찾은 적이 있네? 전혀 기억이 없는데?"

뭐 이런 반복을 했었네요. 그 당시에는 오전에 찾은 단어도 오후에는 다 잊어 버리는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저 사전으로 모르는 단어 찾아가며 중국어 처음 배우던 그 때의 열정이 그립기도 합니다.

오랜만에 동생집에 왔다가 학창시절 사용했던 사전이 있길래 에피소드를 소개해 보았습니다. 
지금은 인터넷으로 단어를 찾아서 아마 저런 사전 사용하시는 학생분들이 많이 없을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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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Erato1901 2018/01/21 18:56 #

    저 대사전 말고 소사전 있지 않았나요??
  • 하늘라인 2018/01/22 11:18 #

    아마 소사전도 있었을 것 같은데 대체로는 저런 두께의 사전들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중국어소사전은 단어가 많이 없어서 동기들이나 주변에서 사용하는걸 거의 본 적이 없었습니다.
  • Erato1901 2018/01/22 20:21 #

    가끔 이 소사전을 들고다니는 여자분을 본 기억이 있어요...
  • 하늘라인 2018/01/23 10:46 #

    시간이 많이 지나 작은 사이즈 사전이 있긴 했을 것 같은데 기억이 없네요.
  • 바람불어 2018/01/22 03:34 #

    혹시 이 중한사전은 안쓰셨나요? 제 주변에서 많이 본 거. http://t1.daumcdn.net/book/ndetail/illustrate/694/i9788971550694.jpg
  • 하늘라인 2018/01/22 11:20 #

    링크의 사전을 그 당시 더 많이 사용했죠. 두 사전이 동아전과 표준전과 처럼 양대사전으로 보편화 되어 있었지만 주변에서는 링크의 사전을 더 많이 사용했습니다. 저는 어찌어찌해서 저 사전을 사용했었네요.
  • 222 2018/06/14 15:07 # 삭제

    부산대 강석진교수였던가요? 외대중어과 출신 교수들이 모여서 만든 사전이었던걸로 기억하네요.
    말씀대로 97년이낙 98년도에 저 사전이 나왔더랬어요.
    그전에는 고려대중어사전 외에는 선택이 없었는데, 저 사전이 나온 다음 우리에게 선택권이 생겼죠,ㅋㅋ
  • 하늘라인 2018/06/15 01:10 #

    97, 98 보다는 그 이전에 나온 것 같은데요. 그 전 학번의 선배들 중에 가지고 있는 걸 본 것 같거든요. 시간이 오래 지나 기억이 확실치는 않습니다.

    당시 말씀해 주신대로 고려대중어사전과 함께 양대사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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