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중국대학생들의 현실을 보게된 KFC사건(14) 중국첫방문기

2000년 겨울. 저에게 중국어를 가르쳐주던 란쿤과 그의 여자친구 펑추에이와 함께 중국 연대시내를 나갔습니다. 날씨가 너무추워 KFC에 들어가 따뜻한 커피한잔 하면서 이야기 하려고 했죠. 당시는 중국사람과 중국어를 한마디라도 더 해 보려고 노력하던 시절이었으니까요.

그런데 두 사람이 입구에서서 한참을 뭔가 이야기를 하더군요. 제가 나가서 

"왜 안 들어 오냐?" 라고 물으니... 전 17년이 지난 지금도 그 순간에 저에게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열성. 우리 같은 학생은 이런 곳에서 음료를 사 마실 경제적 여유가 없다. 우리 밖에서 기다릴테니 너 혼자 마시고 나와라"

라고 하더군요. 당시 KFC 커피한잔이 5위안(650원) 정도 하던 시절이었거든요. 

가난한 중국사람 이라는 인상은 있었지만, 저에게 한달간 중국어를 가르쳐 주고, 또 나를 자기 시골집까지 데리고 가서 춘절을 지내게 해준 란쿤이 이런 말을 하니까 정말 확 뭔가 와 닿더군요. 전 이런 경험을 통해서 '겸손하고 내가 얼마나 여유롭고 풍족하게 살았는지를 반성' 하게 되었습니다. 
그랬던 란쿤, 펑추에이 커플이...  지금은 한 아이의 부모가 되어 저 만나러 한국을 올 정도로 돈 많이 벌고 있습니다. 

란쿤 : 공기업 준공무원. 공산당원. 현대아반떼인가 뽑음. 최근 더 큰 집으로 이사.
펑추에이 : 중국인에게 중국어를 가르치는 교수. 중국표준어 푸통화普通話 교과서적 발음수준. 중어중문과 재학시절 늘 1~2등 하던 모범생. 

제가 란쿤하고 펑추에이 에게 첫 한달은 돈을 주고 중국어과외를 받았습니다. 시간당 35위안(4370원) 정도를 줬던 것 같습니다. 
당시 식당종업원이 한달에 800위안 1000위안(125,000원) 하던 임금수준 시절이라 시급 3~4위안 하던걸 감안하면 고소득이죠. 

그 날 제가 KFC 데리고 들어가서 음료랑 이것저것 먹을것 사서 함께 이야기를 했구요. 평생 한국에서만 살면서 KFC 징거버거 정도는 쉽게쉽게 사 먹으며 살던 저에겐 참 많은 걸 생각하게 해 준 사건이었습니다.

중국가서 사람들 못 산다고 무시하는 한국분들 많은데, 정말 겸손해져야 합니다.

덧글

  • 가녀린 얼음의신 2017/12/16 14:37 #

    중국은 정말로 대국입니다. 지금 중국에 대한 견제심리 때문에 중국이 과소평가 당하고 있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중국을 좋아할 날이 올겁니다. 마치 미국처럼요.
  • 지온 2017/12/16 14:56 #

    글쎄요 중화사상 때문에..
    중국은 자기 밑으로 들어왔다고 생각하면 대접 안해줍니다. 문씨가 중국가서 대접받은 걸 보세요.
    전 오히려 지금 중국이 과대평가 받고 있다고 생각하네요
  • 무갑 2017/12/16 16:43 #

    대국이라는 나라가 하는짓이 무슨 머릿수만 많은 마적떼 수준밖에 안되는데 무슨 대국대우를 해주길 바라는지 의문이네요.

    오히려 지금 하는짓 보면 시진핑 1인독재만 강화하다 내부적으로는 모택동시절 대약진운동+문화대혁명 시즌2 꼴 나던가 해서 모택동시즌2나 안되면 다행이고,
    외부로는 북한 못놓고 외국에 고압적인 태도를 유지하다 적대적인 관계만 늘어나서 까딱하면 아편전쟁~의화단운동 시절 꼴 나버릴 것 같은데요?(아편전쟁은 분명 영국잘못이지만, 지금 중국 하는짓봐선 명분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는데요? 게다가 중국은 동맹이랄게 북한 빼고 있나요? 주변에 털어먹을려고 벼르고있는 국가들 밖에 없는데요?)
  • 흠 글쎄요 2017/12/17 10:11 # 삭제

    그냥 사람대 사람으로 선량한 애들도 있긴 한대 한국에 유학까지 와서 한국어 배울 생각도 않고 한국인 깔보는 새끼들 보면 굉장히 어려워 보입니다 여러 세대가 흘러야 겨우 그렇게 될 걸요 공산당이 해체된다는 전제하에서요
  • 흠 글쎄요 2017/12/17 10:15 # 삭제

    태도가 어떻냐면 너는 내가 어떻게 말하든 중국어를 알아들어야 한다는 수준이라

    영어로 대화해주는 애들은 중화사상이 있더라도 진짜 양반입니다 최소한 상대에게 소통할 의지가 있다는 것인데 이건 뭐 완전히 어휴
  • Gremory 2017/12/17 11:52 #

    시진핑 개새끼 해봐
    타이원 넘버원!
  • 가녀린 얼음의신 2017/12/19 19:57 #

    나 문재인 대통령이 홀대당한 거 여기에서는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왠지 억울하네여 ㅠㅠ 시진핑에게 욕은 안할 겁니다, 그래도.
  • 가녀린 얼음의신 2017/12/19 19:58 #

    전 정치는 잘 모릅니다, 그냥 주변에서 정직한 중국인들을 많이 보고, 이 포스팅을 읽으니 그게 생각나서 이렇게 글을 쓴 거고요. 트럼프 트윗글을 번역해볼까, 그 정도의 생각은 가지고 있지만, 제 지식은 그리 깊지는 않습니다. 그 트윗글도 공부하자는 자세에서 번역해볼까.... 뭐 그런 마음가짐이고요. 하여튼 이렇게 오해를 풉니다.
  • 하늘라인 2017/12/19 20:21 #

    모든 사건을 정치적인 관점으로 바라보시는 분들이 계시긴 합니다.

    본인의 생각이 중요한거죠. 사람마다 생각이 다 다른데 그걸 어떻게 다 맞추며 삽니까?
  • 레드진생 2017/12/18 11:21 #

    훈훈한 에피소드네요.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70~80년대 학생들이 중산층으로 성장해가던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하고요.

  • 하늘라인 2017/12/18 15:27 #

    맞습니다. 저도 당시 중국학생들을 보면서 '우리 부모님세대가 이런 식으로 학창시절을 보냈겠구나' 라는 생각은 했구요. 저에게는 인격적 성장을 하게 해 준 하나의 에피소드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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