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회사 사표쓰고 중국어배우러 대만 온 34살(3-5편:스트라이다대만종주) 차이컬쳐스터디

한국에서 평범한 회사의 직장인. 34살. 미혼. 그러다 뭔가 직장생활이 맞지 않아 사표.

새로운 인생시작을 위해 중국어를 다시 배워야 겠다고 결심하고 대만에 와서 '차이컬쳐스터디'와 함께 중국어를 배우고 있는 저녀석.

많은 사람들은

10대때는 기초교육
20대때는 직업을 위한 전문교육 을 받은 후
30대때는 직업을 통해 기술을 배워서
40대때는 배운것들을 발휘해서 돈을 벌고
50대때는 은퇴준비

이런 길을 걷는데요. 30대때 직업을 위한 교육을 받기가 쉽지 않죠. 특히 직장을 다니며 공부를 병행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전 30대때부터 본격적인 어학습득을 했는데요. 직장다니며, 사업하며 생계를 위한 수입활동을 하며 중국어, 영어를 병행하다보니 너무 많은 인생의 시간을 그쪽으로만 사용을 했습니다. 20대때 공부할 수 있으면 하세요. 30대때 공부를 하려면 많은 희생도 따르고, 기회비용도 많이 들어갑니다.

저녀석의 새로운 인생시작을 위해 떠나본 스트라이다 대만종주.

이 이야기는 3-1편 부터 연재됩니다. 





이야기 시작합니다.
Day 5.
타이난에서 이틀간 여행을 하고 다시 출발했다. 3-4편에서 적었듯이, 4일차는 타이난에서 머무르기 위해 당일 여정의 70% 정도만 달렸다. 그 뜻은 5일차때 최종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130%를 달려야 한다. 하루치보다 30%를 더 달려야 한다. 참고로 오늘이 일정상 마지막 날이다. 

거리가 먼 만큼 새벽5시에 일어나서 준비를 했다. 
3박을 했던 민박 앞 철로이다. 이 풍경이 정이 들었나 보다. 한 컷 남겨 본다. 
타이베이에서 계속 보고 달려온 저 자전거일주표지이다. 그리고 이번 종주를 위해 나와 함께 길을 나선 Groot. 너구리를 찾기 위해서는 Groot 가 있어야 한다. 
너무 늦기 전에 도착하기 위해, 오늘은 이른 아침부터 속도를 좀 냈다. 가야할 길이 많아 4일차처럼 설렁설렁 달리다가는 밤에 너무 많이 달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그런데 저녀석은 이 날 엉덩이가 많이 아프다며 속도를 영 못 내는 것이다. 

서두에서도 말을 했듯이, 인생의 초반, 10대 20대때 해야할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30대 40대때가 되어서 공부를 해야할 문제가 발생한다. 문제는 30대, 40대때에는 그 나이때 배워야 할 것들이 또 있는데, 그 나이때 20대때 배워야할 걸 배우려다 보니 참 힘들다. 자전거종주와 마찬가지이다.
저녀석과 거리가 조금 벌어져서 중간에 카페에서 아이스커피를 한잔하는 여유를 잠시 부려본다. 워낙 새벽에 일어난터라 커피한잔이 간절했다. 원래는 아침에 따뜻한 커피를 마시는 편인데, 땀을 많이 흘리고 더운 관계로 아이스커피를 마셔본다. 
미친듯이 달리다보니 어느덧 까오슝 도시를 벗어나는 지점이다. 이 날 타이난에서 까오슝도 정말 짧은 시간에 도착했다. 

인생도 가끔은 여유있게 즐겨야 할 때도 있고, 가끔은 무언가에 미친듯 몰입을 해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이 날 오전은 미친듯 달려야 한 날이었더. 4일차의 여유가 5일차의 부담으로 다가온 것이다. 
이날은 내가 먼저 속도를 내고 달리다가 쉬고 있으면 저녀석이 따라오는 형태로 레이싱을 했다. 여기 앉아서 꽤 쉬었는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인생을 살다보면 돈이 없으면 돈이 많은 사람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바퀴가 작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위의 사진처럼 큰 바퀴 자전거를 타는 사람보다 페달을 3배 정도는 더 밟아야 한다. 또 보통 저런 자전거는 기어도 21단까지 있는 경우가 많아서 오르막길도 대체로 올라갈 수가 있다. 내 자전거처럼 기어도 없는 자전거로 오르막을 오르려고 하면 엄청난 힘과 인내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은 작은 바퀴의 자전거를 타고 있으면서 막연히 큰 바퀴를 타고 자신보다 먼저가는 사람을 부러워한다. 지기 싫으면 더 많은 양의 페달을 밟든, 아니면 내 생각을 바꿔서 자신의 처지에 만족하며 살아가든...
오전에 많았던 구름들은 사라지고 오후에는 다시 강한 햇살이 내리쬔다. 

그래도 오전에 아주 일찍 출발을 했고, 평소보다 더 빠른 속도로 달린 탓에 오후에 생각보다 더 많이 와서 안도하고 기뻐하는 중이다. 

만약 이 글을 보는 10대 20대가 있다면... 10대 20대때 가급적이면 '직업을 찾기 위한 교육'을 마쳐라. 30대, 40대가 되면 그 나이때 배워야 할 것들이 아주 많다. 30대때 40대때 배워야 할 것들을 제대로 못 배운 사람들은 어떤 모습일까? 그냥 여러분 상사중에 좀 무능해 보이는 상사가 있다면 그런 사람들은 30대 40대때 배워야 할 것을 못 배우고 그저 나이만 든 사람들이다.
대만 서남쪽 아래 핑동屏東 이라는 지역의 어느 편의점에 오니 드디어 현지 원주민으로 추정되는 사람들도 만나기 시작했다. 대만도 원주민들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지려고 TV프로그램도 있고, 이번 金鐘獎 수상자 중에도 원주민이 두 팀인가 있었다. 
그동안 우리와 함께 달려온 철로도 오늘이 마지막이다. 고가도로에서 찍어 본 풍경이다. 

30대, 40대 때 인생은 참 아름답고 행복할 수 있다. 그런데 그것도 10대 20대때 준비를 잘 해서 순탄한 30대, 40대를 맞이했을때 이야기이다. 나도 30대 몇 년간은 주변을 돌아볼 정신적여유가 없었다. 나는 직장을 들어간 30살부터 사업을 실패하고 재기를 위해서 발버둥 칠 30대후반까지는 인생의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볼 여유가 없었다. 
힘들다가도 가끔 이렇게 내리막에 푸른 하늘과 바람이 불어오면 기분이 좋다. 잠시 페달질을 멈추고 주변을 여유있게 감상할 수 있는 순간이기도 하다. 
'망고의 고향' 이라는 큰 구조물이 있다. 이 지역에 왔으니 망고쉐이크를 하나 먹어 줘야 한다. 
멋진 바다가 보이는 해변에서 망고빙수를 한 번 먹어 본다. 망고의 고향이라는 표지를 보니까 그냥 망고가 먹어 보고 싶어졌다. 
여기서 시간을 좀 많이 보냈다. 노을이 지려는 서쪽 바다를 이런 곳에서 망고쉐이크와 함께 있으니 일어나기 싫었다. 
여기서 망고쉐이크를 마시며 쉬고 있는데, 이번에 대만을 놀러 온다고 나와 이런저런 연락을 하던 대학교 후배가 

"저ㅠㅠ 불안해요" 라고 운을 띄우며 나랑 왜 이렇게 연락이 안 되냐며 대만 갔는데 나와 연락이 안 되는거 아니냐고 카톡을 보내왔다. 참고로 나의 카톡과 라인, 이메일은 블랙베리+기어S2 조합으로 늘 실시간 받고 있다. 일단 대학교 후배에게 걱정말라고 안심을 시킨 후 다시 출발한다. 
해질무렵이 되자 다들 몸이 많이 아프다. 저 녀석 아침부터 엉덩이 아프다며 왼쪽엉덩이로만 안장위에 올라타고 있는 모습이다. 

사실 나도 힘도 들고, 엉덩이도 더 많이 아팠지만, 이 여정을 주도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서 내색을 할 수가 없었다. 리더가 힘들어 하거나 흔들리면 팀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컨딩의 바다와 하늘이 멋진 종주완료 선물을 주었다. 
해가 떨어질 무렵 다시 X반도 및 후미등, 전조등을 켜서 야간운행에 대한 안전준비도 한다. 

사고없이 무사히 컨딩까지 온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타이베이에서 우리를 안내해 주었던 자전거순환 마지막표지이다. 지도상의 일정으로는 여기가 우리의 마지막 지점이고, 우리는 숙소가 있는 컨딩(흥춘恆春)의 시내지점까지 조금 더 가야한다. 

숙소는 이전에 머물러 본 적이 있는 곳이 있어 예약없이 가 보았다. 
드디어 5일간 510여Km를 달려 목적지 컨딩까지 왔다. 너무 늦고 어두워 상징적인 컨딩바다 인증샷은 내일오전에 찍어보기로 하고...
여기서 맛있다는 녹두빙수를 먹었다. 원래는 원조격 집이 있는데 너무 늦어 문을 닫은 것이다. 그래서 그 맞은편 막 문을 닫으려는 가게에 가서 먹었다. 난 두그릇을 먹었는데, 나중에는 주인아저씨가 망고를 얹어 주셔서 더 특색있는 맛을 즐길 수 있었다. 

그렇게 5일간, (집을 떠난지는 7일째) 스트라이다로 달려 대만의 최남단 컨딩墾丁에서 1박을 하게 되었다. 

출발하기 전 집 주변 자전거가게 주인들도, 자전거일주를 해 본 지인들도, 자주 가는 식당 사람들도, 심지어는 대만스트라이다 동호회 사람들도 

"스트라이다로 종주는 무리다" 라고 했었다. 

그래서 도전을 해 보았다. 계획했던 5일만에 도착해서 다행이고, 사고없이 도착해서 더 다행이다. 

달리는 도중에는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 짓을 하고 있나?' 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이제는 스트라이다로 더 멀리 더 높은 곳으로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저녀석도 이번을 계기로 목표하는 중국어 잘 배워 더 나은 새출발을 했으면 한다. 

* 재미를 위해 본 내용은 과장/각생이 다소 있을 수 있으며, 연재는 끝났구요. 간간히 번외편으로 다른 이야기 올려 보겠습니다.

내일 추석이네요. 추석연휴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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