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회사 사표쓰고 중국어배우러 대만 온 34살(3-4편:스트라이다대만종주) 차이컬쳐스터디

한국에서 평범한 회사의 직장인. 34살. 미혼. 그러다 뭔가 직장생활이 맞지 않아 사표.

새로운 인생시작을 위해 중국어를 배워야, 다시 배워야 겠다고 결심하고 대만에 와서 '차이컬쳐스터디'와 함께 중국어를 배우고 있는 저녀석.

34살... 특별한 기술 없고, 특별한 직장경력 없이 새로운 시작을 하기엔 쉽지가 않습니다. 연봉도 낮아질 가능성이 높고, 조건 좋은 회사가 경력도 없는 직장3~4년차를 경력직으로 고용하지도 않을테고.

그래서 각오도 다질겸 출발해 본 스트라이다 대만종주.

이 이야기는 3-1편 부터 연재중입니다. 




이야기 시작합니다.
Day.4
한낮의 뜨거운 더위도 피하고, 목적지에 조금이라도 일찍 도착하고자 아침6시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출발을 했다. 하루종일 자전거를 탄 것에 비하면 수면시간이 좀 부족한 면이 있지만, 조금 여유있게 가기위해 6시에 일어났다. 

새벽안개가 아직 걷히지 않는 이 지역雲林鎮의 농촌풍경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이 날 아침은 일부러 작은 시골길로 가 보았다. 큰 국도로 달리는 느낌과 작은 시골마을길로 다니는 느낌이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가끔 자동차로 여행할 때 고속도로로 가면 한시간만에 갈 거리를 일부러 고속도로를 타지 않고 국도나, 시골도로로 달려보는 경우가 있다. 

특히 내가 모르는 지역을 여행할 때는 자주 그렇게 한다. 이전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렌트해서 퀼른 갈 때는 일이 있어 고속도로로 달렸는데, 퀼른에서 프랑크푸르트로 돌아올 때는 국도와 라인강변을 따라 달렸는데, 그 풍경이 정말 멋졌다. 
이른 아침부터 어느 농부가 논 가운데서 뭔가를 하고 있다. 이렇게만 보면 한국의 여느 농촌과 크게 다를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 대만의 농촌풍경과 한국의 농촌풍경에서 다른 차이점이 있다.

내일모레면 한국도 추석인데, 한국의 가을농촌풍경하면 누렇게 익어가는 논과 감나무... 그리고 도로를 따라 피어있는 "코스모스" 들인데, 대만에서는 도로에 코스모스가 보이지 않는다. 나는 한국 농촌의 가을풍경하면 도로를 따라 끝없이 피어 있는 수많은 코스모스가 떠오른다. 
드디어 국도로 나와 초입에 있는 편의점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이 지역 산에서 딴 짧은 바나나를 파는 가게가 있길래 짧은 바나나 한송이 사서 먹었다. 저거 사니까 대만사람들 추석에 먹는 柚子유자를 두 개 덤으로 끼워 준다. 
시골국도를 따라 달리는데, 작은 시골지역도시에는 보기 힘들 것 같은 스타벅스 DRIVE THRT 매장이 있다. 보통 어느 지역의 크기나 경제발전규모를 볼 때 확인하는 매장이 스타벅스 인데, 허허벌판도로변에 이 스타벅스가 있어서 놀랐다.
이번 자전거 종주여정은 대체로 대만서부권 철도노선과 함께 내려가는 코스이다. 대만이 상하에 비해 좌우가 좁고 중간쪽은 산악지대가 많아서 대체로 평지가 많은 서쪽에 고속도로나 철로가 집중되어 있는 편이다. 
길가에 빙수를 파는 가게가 보인다. 더운날씨에 땀을 엄청 흘린 뒤 달달한 빙수는 최고다.
이런 얼음 많은 이런 싼 가격의 빙수가 좋다. 한국카페의 뭔가 어울리지 않는 첨가물을 잔뜩 넣어 가격대만 높은 그런 빙수는 별로다. 
이번엔 도로변에 과일파는 곳이 있어 시원한 수박을 먹었다. 
대만은 과일가게들이 잘라 놓은 과일들을 냉장고에 넣어 두고 파는 경우가 많다. 
지나는 길에 白人牙膏백인치약 공장이 있어서 한 컷 찍어 보았다. 보통 대만오면 많이 사가는 치약은 黑人牙膏흑인치약 인데, 저 백인치약도 많이는 아니지만 슈퍼에서 볼 수 있다. 
어느 작은 시골역이 있어서 잠시 쉬었다. 그 옆에 작은 슈퍼가 있어서 쉬고 있는데...
옆에 있는 벤치에서 어르신들이 술과 안주를 드시고 계셨다. 그래서 어르신들에게 안주가 맛있어 보이는데 먹어봐도 되냐고 하자 어르신들이 '가뜩이나 심심한데 냉큼 여기와서 말동무나 해라' 는 식으로 반겨주셔서 함께 안주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어르신 중 한 분이 소싯적에 한국에서 조금 살다 오신 분이라 우리를 보더니만 이런저런 한국관련 이야기도 하시고, '맛있어?' 라고 한국어도 한 마디 해 주셨다. 
다시 오후레이스가 되었다. 큰 도로를 벗어나 작은 시골길로 다음 마을까지 구글맵을 보고 따라가고 있었는데, 구글맵에 나와 있는 도로 하나가 공사중이라 막혀 있었다. 할 수 없이 인근 다른 도로로 돌아가야 하는데... 차량은 그 거리가 엑셀 몇 번 밟으면 되는 거리지만, 자전거에게는 한참을 돌아가야 하는 길이었다. 
덕분에 이런 곳을 와 본 한국인이 있을까 싶을 정도의 구글맵에도 잘 나와있지 않는 시골도로를 따라 길을 찾아 가 보았다. 덥고 힘드니까 이 정도의 거리를 돌아가는 것도 엄청 힘들게 느껴진다. 
그렇게 중간경유지 중 하나인 어느 벽화마을에 도착했다. 자전거로 벽화마을을 둘러 보았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작은 시골마을에 조성된 아담한 벽화마을이었다. 
이 벽화마을의 어느 음료수가게에서 음료수를 마시며 쉬는데... 종업원이 딱 자기 스타일이라고 저녀석이 아주 좋아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어찌할바를 모르고 있길래...

"쵸콜렛을 하나 사서 주면서, 방금 음료사면서 그 쪽을 봤는데 너무 마음에 들어서 그냥 친구로 지냈으면 좋겠다. 내 연락처를 교환하자"

라고 조언을 해 주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저날밤부터 서로 연락을 하는 사이가 되었다. 저녀석이 살고 있는 타이베이랑 거리가 너무 멀어서 다시 만날 수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것보다는 저 소녀의 나이가 18살... 그냥 좋은 동생으로 남아야 할 것 같은 나이차인데...
낭만이야기는 이 쯤에서 마무리를 하고, 다시 다음 목적지를 향해 출발... 어찌되었건 이 날 여행했던 지역은 다음에 다시 와 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느낌이 좋은 지역이었다. 
이번 마을은 아까와는 약간 다른 느낌이 있는 벽화마을이다. 두 마을의 거리가 멀지 않으니까 차량으로 여행하시는 분들은 함께 가 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이 마을 벽화들은 3년전인가 지역의 어느 개인이 주도하여 이렇게 조성을 해 놓은 곳이라고 마을주민이 말씀해 주셨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굳이 이 벽화마을을 위해 여기를 올 필요는 없을 듯 하고, 여행하다 지나는 길에 한번 들려서 쉬면서 구경하면 좋겠다.

첫번째 벽화마을 : 下營區 小熊維尼彩繪村
두번째 벽화마을 :  善化區 Hujia Shanhua house painted village
이제 해는 저물어 가고, 아직 가야할 길은 많이 남았다. 내가 항상 뭔가를 다짐하고 새로운 출발을 할 때 마음속에 생각하는 한자성어가 있다. 일모도원 日暮途遠. 해는 저물어가고 목적지까지는 아직 길이 먼데, 이것저것 다 고려할 수가 없다. 

이 날 최종목적지는 타이난 기차역이었다. 내가 생각한 도착예정시각이 있어서 해가 지고나서는 조금 빨리 달렸다. 오전에는 풍경도 보고, 벽화도 보고, 낯선 시골정취도 느끼며 여유를 부렸는데, 해가지면 그럴 여유가 없다. 조금이라도 빨리 도착해야 빨리 쉴 수가 있는 것이다. 
야간주행모드 : X반도, 후미등, 전조등. 국도를 차량과 함께 달려야 하니까 늘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X반도는 이케아표 299대만달러.
어쨌거나 목표를 했던 타이난 기차역에 도착을 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타이난이다. 타이난은 하루이틀 정도 머물면서 여행을 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도시이다. 저녀석도 언제 타이난 한 번 와서 여행해 보겠냐는 생각에 타이난에서 이틀 머물면서 여행을 하기로 한다. 

이 날은 타이난에서 머물기 위해 하루이동해야 할 거리에서 대략 70%정도만 달렸다. 여유가 있는 거리였는데, 오전에 아름다운 농촌풍경 감상도 하고, 중간에 벽화마을도 들리고, 일부러 작은 시골마을길로 달리느라 거리대비 소요되는 시간이 조금 길었다. 

다음에 이런 자전거 여행을 하게되면 하루에 한 70Km 정도만 이동을 하면서 조금은 더 여유있게 하는 자전거 여행을 해 보고 싶긴 하다. 


* 재미를 위해 본 내용은 과장/각색이 다소 있을 수 있으며, 며칠간 연재를 할 예정이니 재밌게 봐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대만 중부는 논농사를 하는 곳도 많고, 사탕수수경작지도 많으며, 대만 남쪽 끝자락의 풍경과는 또 다릅니다. 대만동부해안지역은 논농사가 많이 없거든요. 산악지대를 끼고 있는 대만동부해안지역의 풍경과 '그나마' 평야지대인 중부지대의 농촌풍경도 조금 다르구요. 중국본토와 같은 웅장하고 넓은 풍경은 아니지만 소박한 시골모습을 느껴보기에는 나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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