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회사 사표쓰고 중국어배우러 대만 온 34살(3-2편:자전거로 대만종주) 차이컬쳐스터디

한국에서 평범한 회사의 직장인, 34살, 미혼, 그러다 뭔가 직장생활이 맞지 않아 사표.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고 싶다며 중국어를 배우러 대만을 온 노란머리 저녀석(한국에서 보라색으로 염색을 했는데, 3~4일 만에 보라색이 다 빠져버렸습니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 각오를 다질 겸 '스트라이다로 대만의 북쪽 타이베이에서 최남단 컨딩墾丁까지 종주'를 기획하고 실천에 옮겼습니다. 

이 이야기는 3-1편부터 연재가 됩니다. 

3-2편 이야기 시작합니다.
Day 2.
3-1편에서 적었듯이 첫째날 밤에 도착한 이 민박 여주인이 아주 친절하게 응대를 해 주었으나 몸도 피곤하고 해서 샤워하고 나니 뭐라고 대화를 나눌 수가 없는 몸 상태였다. 아침이 되어서야 몸이 조금 회복이 되고 주인과 함께 기념사진도 찍을 여유가 생겼다. 

첫번째 사진에서 처럼 첫번째 목적지인 신주기차역新竹車站에서 둘째날 여정을 시작한다. 
신주시가지를 벗어나자 바다가 나온다. 작은 어촌 마을도 천천히 구경을 해 보았다. 타이베이에서 줄곧 내륙지역만 달리다가 아침부터 푸른 바다를 보니 기분이 다소 상쾌해졌다. 하지만 이 상쾌함은 그리 오래가지 못 하고...
해변 자전거도로를 따라가다보니 '신주시17Km 자전거도로 종점' 이라고 하는 조형물이 하나 서 있었다. 이런 조형물이 있는 건 별 특이할 것이 없는데, 이런 조형물에 태극기는 왜 그려 놓은걸까? 이 조형물은 '신주라이온스클럽기증' 이라고 적혀 있는데... 이걸로 유추를 해 보면 한국 대만 일본 라이온스클럽 회원들이 돈을 모아 세운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런 해변도로는 풍경이 좋아 보일 듯 해도, 저렇게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달리려고 하니 힘들다. 무엇보다 태양이 내리쬐는 더운 날씨가 정말 힘들었다. 이렇게 더운 날씨에는...
그늘아래에서 먹는 수박이 최고이다. 국도아래에 저렇게 수박을 팔고 있는 노점이 있어 앉아서 시원한 수박쥬스를 마셨다. 
저기 아주머니 아저씨 분들이 한국사람인데 대만종주를 하냐며 막 격려를 해 주셨다. 
대만서부는 해안가를 따라 기차철로가 남쪽으로 뻗어 있다. 중간중간 작은 기차역들이 있는데, 가까운 거리에 있는 곳이면 이렇게 인증샷을 찍었다. 

대만서부를 따라 기차여행을 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 중에는 풍경이 좋은 이런 간이역들이 있고, 그런 역 주변에는 이쁜 카페도 있어 커피한잔을 하면서 바다풍경을 바라볼 수도 있다. 
커피이야기가 나온 김에...
뙤약볕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으면 엄청난 양의 물과 포카리스웨트를 마시게 된다. 마셔도 마셔도 갈증이 난다. 어떨 땐 갈증이 나지 않지만 더위를 식히기 위해서 찬 음료가 생각날 때도 있다.

마침 작은 기차역 앞에 85도 카페가 있길래, 시원한 소금커피를 마셨다. 대만의 85도 소금커피는 한국사람들에게도 인기 많은 아이템이다. 저기 사진 옆 쪽에 함께 온 그녀석의 모습도 보인다. 
겨우 이틀째 이지만, 허허벌판 국도를 달리다가 이런 읍 정도 크기의 마을이 나오면 반갑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내가 아는만큼 보이고 내가 마음을 열어 놓은 만큼 느낄 수 있다. 

늘 강조하는 것이지만, 현지문화를 존중하고 현지사람들과 소통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여행을 하게되면 단순히 건물과 풍경만 휙 하고 보는 것 보다는 훨씬 더 많은 걸 배우고 느낄 수 있다. 
어느덧 해가 서해안 바다수면위로 가까워졌다. 

대만 서해안도 많은 풍력발전기가 있는데, 이 날은 바람의 양이 충분하지 않아서 인지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녀석이 별로 없었다. 
노을이 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순간이면 내 머리속에는 '오늘 밤 머물 숙소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둘째날 목적지는 한국사람들에게도 잘 알려진 도시 타이중台中 이다. 타이중에 거의 다 왔을 때 자전거를 세워놓고 휴대폰으로 숙소를 검색하고 예약한 뒤 출발을 하는데...
신호를 받아 서 있는 우리 자전거 옆에 저 오토바이 탄 아주머니가 서더니, 대뜸 누군가에게 전화가 걸려 있는 휴대폰을 그녀석에게 건네준다.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전화를 받은 그녀석은 전화속에서 일본어가 나온다 며 어찌할바를 모르고 나에게 도와달라고...

그래서 내가 저 아주머니에게 상황을 물어보니...

"아까 저기서 자전거를 세워두고 휴대폰으로 뭘 찾고 있는걸 봤는데, 보아하니 외국인인 듯 해서 뭔가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 외국어를 할 줄 아는 내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너네를 도와주라고 했는데... 니가 중국어를 할 줄 아는구나"

라고 했다.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잠시 숙소검색을 하고 있었다고 했다. 아주머니가 엄청 친절하다.
둘째날 목적지까지는 다 왔는데, 타이중 숙소가 시내중심에 있어서 아직 한시간 거리를 더 가야 한다. 그래서 타이중 외곽의 어느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이번 여행의 나의 목표는 압도적인 운동량과 소식을 통한 체중줄이기 였는데, 일단 그런건 다음에 하는걸로... 하루종일 달리니까 배가 많이 고팠다. 소고기볶음밥과 만두탕을 시켰다.
둘째날 숙소는 외국인들도 많은 백팩커용 게스트하우스였다. 숙소를 도착하자 마자 여러 외국인들이 호기심을 보이며 말을 걸어 왔다. 

전체 여정을 마친 지금 돌아보면 이 날 둘째날이 가장 힘들었다. 거리도 길었고, 도로전체가 허허벌판이 많고 오르막내리막도 많았으며 아침출발할때부터 해가질때까지 태양도 계속 내리쬐는 그런 날씨였다. 

함께 간 저녀석은 34살이지만 나는 아무래도 저녀석 보다는 나이가 많다보니 체력적으로 힘들 수 밖에 없다. 
나는 늘 그랬던 것 같다. 내 능력보다 요구되어지는 목표가 높으면 그걸 노력으로 극복하려 했고, 내 체력보다 요구되어지는 목표가 높으면 정신력과 오기로 버텼던 것 같다. 
*재미를 위해 본 내용은 과장/각색이 다소 있을 수 있으며, 며칠간 연재를 할 예정이니 재밌게 봐 주시길 바랍니다. 3-1편 부터 보시면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됩니다. 

참고로 저희 자전거 기종인 '스트라이다'는 장거리여행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대만일주나 종주를 하실 분들은 로드자전거를 권장합니다. 저 스트라이다는 바퀴도 아주 작고, 기어도 없습니다. 기어 있는 모델도 3단변속입니다. 아마 로드자전거로 일주하시면 조금 더 쉽게 여행하실 수 있을 겁니다. 


핑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