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직장주부의 여유대만 여행기 대만 그리고 타이베이

저의 한국지인 두 명이 대만에 여행을 와서 하루 함께 돌아다녔습니다. 

두 사람 중 한 명은 안 본지가 거의 20여년이 넘었고, 한 명은 수년전 한국갔을때 잠시 만난적이 있습니다. 수년전 만난 저 친구의 경우는 제가 소개를 시켜줘서 저의 대학교동기랑 결혼을 해서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습니다. 원래는 제 대학교동기랑 저 친구의 언니 및 언니친구들과 소개팅을 하는 자리에 '어떤 남자들이 나오나?' 따라 나왔다가 그 중 한 명과 눈 맞아 결혼한 케이스 입니다. 
공항에서 타이베이 시내로 들어왔는데, 비가 많이 내려 내심 걱정을 했습니다. 둘 다 아이 둘씩 있는 직장인주부들이라 나름 어렵게 시간내서 여행온건데 하필 비가 오더군요. 비가 많이 내려 숙소까지 가는 것도 일이었습니다. 

비가 내리는 날씨가 제 잘 못 도 아니고 관광을 잘 못 하더라도 그게 제 잘 못도 아니지만, 대만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친구들에게 즐겁게 관광을 시켜주려고 했는데 비가 내리니까 마음이 계속 불편하더군요. '쟤네들 좀 재밌게 구경시켜 줘야 하는데... 애 키우는 주부들이라 이런 기회가 흔치 않을텐데..' 이런 생각을 하니까 살짝 내리는 비가 원망스러웠습니다. 
원래는 저의 민박에 머물 계획이었으나 이 기간에 방이 다 차버려 할 수 없이 외부의 다른 숙소를 잡으라고 했는데요. (사실 이 부분도 참 미안했죠.) 돈 아낀다고 그랬는지 공용화장실, 공용욕실 인 그런 게스트하우스 형태의 숙소를 잡았더군요. 애 둘을 키우는 주부들이라 돈을 많이 아끼려나 보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행히 숙소에 짐을 놓고 나니 비가 조금 그치더군요. 숙소에서 가까운 '용산사' 를 갔습니다. 한국인 단기여행코스로 빠질 수 없는 곳이죠. 

마침 '비가 그치거나'/'아주 부슬부슬 내리거나' 해서 향의 연기, 잔잔히 울려퍼지는 불경낭독 소리와 함께 꽤 운치가 있더군요. 연신, '다음에 엄마 데리고 오면 아주 좋아하겠다' 며 엄마생각을 하더군요.
비가 내리는 절의 풍경이 참 좋았습니다. 간절히 기도하는 사람들 중, 저기 무릎까지 꿇고 계속 저렇게 기도하는 젊은 남자가 인상적이더군요. 제가 구경하는 동안 계속 저렇게 상체를 숙여가며 기도를 하는 모습이 애절해 보였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화산1914 를 갔습니다. 여기도 여성취향의 장소라서 아주 좋아하더군요. 판매하는 물건들이 이쁘긴 한데 너무 비싸서 선뜻 못 사겠다면서 이것저것 구경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다음 '마라훠궈' 에 가서 식사를 대접했습니다. 둘 다 마라훠궈 맛있다고 난리더군요. 엄청나게 먹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Taipei101 건물쪽으로 구경을 갔습니다. 보니까 쟤는 사진 찍히는 걸 많이 좋아하는 스타일이고. 나머지 한 명은 (본인 말로는 이 날 머리스타일이 엉망이라) 사진 찍히는 것에 내성적이더군요. 
타이페이101 내의 쇼핑가를 아주 빠른 걸음으로 지나가고 있는데...(늦게 가서 곧 매장문을 닫을 시간이었습니다) 갑자기 '여기는 차마 지나칠 수 없다' 면서 신발가게에 들어가서 감탄을 하더군요.

저 친구 : "너무너무 사고 싶은데, 가격이 좀 있네"
나 : "남편 카드 안 들고 왔냐?" (남편이 제 대학동기입니다)
저 친구 : "들고 오긴 했는데 차마 긁을 수가 없네"
나 : "그래 담에 남편이랑 함께 와서 사라"
타이베이101 을 올려다 보고 있는 모습입니다. 

둘 다 아주 즐겁다고 하더군요. 각각 애 둘이 있는데, 모두 중고등학생들이라 남편이 잘 케어할거라고 하면서도 애기들 교육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방학되면 저에게 중국어/영어 캠프 보내도 되냐고 그러는데... 그러면서 

'내가 우리애들을 잘 알아서 그러는데, 우리애 너한테 보내면 아마 나를 많이 원망할거다' 

이러더군요. 가장 말 안 듣고 부모 속 썩이는 사춘기?? 뭐 저도 중고등학생때 어머니랑 참 많이 싸웠죠. 

사실 8월달에 저의 집에서 공부했던 그 중2 학생의 어머니도 똑같은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전 괜찮습니다...
한 명은 20여년만에 만났구요. 나머지 한 명도 졸업이후로는 몇 번 못 만난 경우인데요. 다들 나이가 들었더군요. 특히 두 아이의 엄마이고 직장도 다니고 하니까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을지 살짝 짐작은 되네요. 

애엄마들이 남편과 아이들을 두고 둘이서 해외여행을 오는거라 최대한 즐겁고 재밌게 가이드를 해 줘야겠다 라는 책임감이 있어서인지 도착했을때 내리는 비도 좀 원망스러웠고, 오후반나절의 짧은 시간에 많은 곳을 데리고 가고 싶은 촉박함도 있었고, 저의 민박에 방이 없어 외부 방을 구하라고 했는데 공용욕실/공용화장실 인 그런 방을 구해 놓은 걸 보고 '돈 아끼려고 그랬구나' 라는 생각을 하니 측은한 마음도 들고 해서 정말 열심히 가이드 해 줬습니다.

다행히 저 덕분에 헤매지 않고 한국에서 가 보려고 했던 곳 다 잘 갔다고 하더군요. 다음에 애들 저에게 공부시키러 보낸다고 하면 그 때 최선을 다해 가르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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