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항을 빠져 나오니까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습하고 덥더군요. 오늘 오전 서울은 전날 비가 내려서 인지 선선했거든요. 긴팔 셔츠를 입고 왔는데, 정말 더웠습니다. 그래서 일단 4,000원 짜리 망고빙수를 하나 시원하게 먹었습니다. 시원한 녹차는 계속 마셔주고요.

그리고 파파야 를 사서 먹으며 걸었습니다.(화미과와 헷갈려서 화미과라고 적었는데, '푸른별출장자님'께서 지적해 주셔서 수정합니다. 화미과는 표면이 녹색으로 참외 같은 구조? 로 되어 있습니다.) 두리안이 현재 태국에서 수입이 안 되어서 없다고 하더군요.

걷다보니 좀 출출해서 최근 계속 땡기는 포테이토칩을 하나 샀습니다. 프링글스 옆에 훨씬 더 큰 Ligo 라는 포테이토칩이 있길래 냉큼 하나 사서 먹어 보았습니다. 맨 위의 것을 하나 먹어 보니 딱 제 입맛이었습니다. 전혀 짜지 않고 담백한 맛이더군요. 가격도 1500원 정도인데 양도 많고 크고, 괜찮다는 생각을 하면서 하나 둘 먹었는데.... 점점 소금맛으로 변하더군요. 몇 개 꺼내서 보니 어떤 건 소금이 없고, 어떤 건 하얗게 소금이 몰려 있고... 쉽게 말해서 소금이 균일하게 뿌려지지 않은 즉 품질관리가 전혀 안 된 제품이었습니다. 미련없이 버렸습니다.
제가 2009년 이전에는 '음식을 남기면 안 된다' 라는 생각이 많아서 항상 음식을 버리지 않고 다 먹는 습관이 있었는데요. 어느 순간 부터 음식을 다 먹는 것처럼 미련한 것이 없구나 라는 깨달음을 얻고 나서는 먹으면 안 되겠다 싶으면 버리거나 숟가락을 놓는 절제력이 생겼습니다. 얘는 1/3 지점 부터는 소금덩어리더군요. 미련없이 버렸습니다.

대만에 왔으니 샤오롱바오 를 먹어 줘야죠. 고급식당에서 안 먹어도 샤오롱바오는 맛 있습니다. 시장통에서 한 통에 90달러 3,000원 하는 샤오롱바오와 蒸饺 찐만두 를 먹었습니다. 찐만두는 70달러 입니다. 그리고 酸辣汤。

酸辣汤은 한국인의 입맛에도 맛는 것 같고 입맛 없을 때 먹어도 좋고, 중국요리집 가서 하나 시켜 다른 요리와 함께 먹어도 잘 어울리는 탕입니다.

얘가 맛있더군요. 물만두...

그리고 샤오롱바오 인데, 모양은 변형된 샤오롱바오... 샤오롱바오는 저 속의 탕을 먹는 맛인데요. 뜨거우니 조심하셔야 하고 숟가락을 받쳐서 살짝 깨물어 터뜨린 다음 탕을 먼저 먹고 전체를 먹는 것이 좋습니다. 3,000원 이니가 가격대비 아주 훌륭하죠.

역시 이런 시장통에서 왁자지끌 시끄럽게 먹어줘야 중화권 온 것 같은 느낌이 납니다.

가격도 고급식당에 비해 비싸지 않습니다. 이 시장에서는 가장 유명하고 손님이 많은 가게라고 합니다.

그리고 숙소에 돌아오는 길에 한국에서 하나에 3,900원에 롯데마트에서 팔리고 있던 대만산 애플망고를 하나 샀습니다. 절반 가격 이더군요. 그리고 수박과 파인애플을 사가지고 왔습니다.
하루종일 신나게 먹다보니 죄책감에 사로잡혀 샤워하기 전 운동을 조금 했습니다. 내일 아침에도 꼭 운동을 하고 내일도 많이 먹어야 겠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롯데 야구결과를 봤는데, 3위권으로 올라가야할 이 중요한 시점에서 3연전 스윕을 당했군요.
덧글
하필이면 에어콘고장난 방에 배정이 되었네요.
지금은 그냥저냥 견딜만 하네요.
며칠전부터 계속 제 주위에 대만바람에 불어서 싱숭생숭 하던 참인데~
다 맛나 보이네요. +_+)b
아무래도 수입유통을 하니까 가격이 올라갈 수 밖에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