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제천에서 대구까지 무전여행 3편 걸어서 제천에서 대구까지

이 이야기는 1편부터 읽으시면 이해도 쉽고, 더 재밌습니다.
<3일차> 풍기-예천
아무튼 이 날은 풍경이 눈에 들어 왔다. 아기자기한 시골의 모습을 눈에 담으며 걸을 수 있었다.

시골 학교도 보이고...
이런 한가로운 풍경도 보인다. 작은 시골도로를 계속 걸었던 것 같다. 내가 어디로 갔는지는 모른다. 그저 표지판을 보고 예천방향으로만 걸었다.

길의 풍경은 그냥 이렇다. 걸을 땐 안전을 위해 차가 오는 방향을 마주보며 걸었다. 그리고 50분 걷고, 10분 정도 쉬는 걸 원칙으로 했다. 물론 원칙일 뿐이다. 오전에는 조금 많이 걸었고, 오후에는 그 속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쉴 때는 저렇게 아무 짓도 못 하고 가만히 누워서 쉬게 된다. 거듭 말을 하지만 저 때의 큰 실수는 배낭이 너무 무거웠다는 것... 지금이야 가벼운 등산복을 입었겠지만, 저 때는 청바지에 그냥 평소에 입던 옷, 이런저런 예비 옷 들을 다 챙겨 가져가는 바람에 배낭이 너무 무거웠다. 지금처럼 기능성 등산복과 방수신발 이런 것이 있었으면 훨씬 힘이 덜 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방수신발의 중요성은 나중에 나온다.

아마 정2품 소나무인가?  그랬던 것 같다. 이 날도 식사는 지나다 얻어 먹었다.

우여곡절 끝에 예천읍에 도착을 했다. 예천읍은 아주 작았다. 예천의 어느 읍사무소인가?  아무튼 그런 곳에 가서 사정을 말 하니, 노숙자들 임시숙소에 1박을 하라고 했다. 내가 갔을 땐 아무도 없었다. 그냥 군대의 내무반처럼 넓게 생겼다. 그런데, 이 날 노숙인 한 명을 데리고 와서 나와 함께 자라고 했다.

그 노숙인은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인데... 그 넓은 공간을 들어 오는 순간, 노숙자 특유의 냄새가 났다. 내 인생에서 이런 노숙인과 함께 잠을 잘 경험이 몇 번이나 될까? 처음엔 어색했는데, 둘이 누워 있으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아주 어릴때 시각장애인이 되어 부모도 없고, 평생을 혼자 길거리에서 빌어 먹는 인생을 살아 왔다고 했다. 왠지 측은해 보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 아저씨는 이야기 중간중간 감정에 복 받쳤는지 눈물을 훌쩍이기도 했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정말 인생 살기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때부터 시각장애인에, 부모도 없고, 기술도 없고, 직장도 없이... 평생을 동냥으로만 살아온 인생...  내 삶이 힘들어 앞으로 뭘 해야 하나 라는 답을 찾기 위해 떠난 여행에서 이런 경험은 정말 값진 것이다. 난 적어도 저 아저씨 보다는 더 나은 환경인데, 무슨 일인들 못 하겠냐라는 자신감이 들었다.

<4일차>예천-하회마을-안동

사진 용량 제한이 있는건지 사진이 안 올라 가네요. 4편에서 계속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