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 이야기 1편. 脍炙人口 (널리 사람들 사이에 알려진다) 차이컬쳐스터디

중국전공자이면서도 블로그 제작 아주 초기의 의도와는 달리 중국에 대한 가벼운 일상의 소개, 대략적인 비지니스팁, 영화소개 만 하고선, 좀 비전문적인건 아닌가 하는 자책감에 나름 공부한 중국어라는 걸 보여주려고 했으나 공부한 중국어를 다루는 실력있는 블로그나 싸이트가 넘 많아서 내까짓게 해 봤자 전문성도 없을 것 같기도 하는 마음에 방향을 좀 캐주얼하고 재밌게 하기로 했었다.

그래도 혹시 여기 오시는 분들이 내가 순전히 '시장통중국어' '사이비중국어' 아니냐는 오해(쬐금 공부도 했음)를 하실까봐 가끔 이렇게 전공 중에서, 특히 내가 좋아했던 중국고전 이나 사자성어 쪽 이야기를 한번씩 써야 겠다 생각을 하고 오늘 그 1편으로 '회자' 라는 단어를 소개해 보겠다.

제목에는 간체자로 적었지만 사자성어는 한국에서 사용해야 하니까 번체자로 한번 더 써 주는 것이 낫겠다.

膾炙人口

이 글을 먼저 소개하는 이유는 대학교 전공교수님 중에 한 분이 당신은 이 한자를 쓸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무조건 합격을 시키겠다고 하실 정도로 약간은 난이도가 있는 자주 사용하지 않는 한자라서 이렇게 소개를 해 본다. 암튼 그 교수님은 학생들에게 이 한자 쓸 수 있다면 그렇게 대단해 보였다고 하실 정도로...

膾 '회' 'kuai4' 라고 읽고(회라고 해서 중국어로 hui 아님) 뜻은 얇게 썰어 놓은 고기 라는 뜻이다. 네이버 한자 사전을 찾아 보면 이 글자 [회자] 소개 때 [회와 구운고기] 라는 뜻으로 되어 있고 [회자인구] 로 찾아 보면 회를 날고기로 해석해 놓았는데, 정확한 해석은 "얇게 썰어 놓은 고기" 이다. 네이버의 소개는 잘 못 되었다. 중국에 있는 한자사전 찾아 보아도 切得很细的肉 라고 나온다. 혹시나 해서 나의 중국인개인교사였던 내 친구 ( 내 블로그 초창기에 소개된 란쿤) 에게 확인해 보고 그 와이프에게 확인을 해 봤지만 얇게 썰어 놓은 고기 라고 한다. 참고로 그 둘은 둘 다 중어중문과를 졸업했고, 그 와이프는 그 반에서 자주 1등을 했으며 지금은 중국인에게 중국어를 가르치는 중국인교사이며 외국인에게 중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자격증이 있을 정도로 표준중국어를 구사한다.

아무튼 네이버한자사전 소개는 설명이 적당하지 않다.

炙 '자' 'zhi4' 라고 읽고 구운 고기 라는 뜻이다. 

人口 는 당연히 인구수 할 때 인구가 아니라 사람들의 입 이라는 뜻이다.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된다. 라고 한국에서는 보통 사용되지만 중국어에서는 회자 라는 단어만 사용하지 않고 회자인구 넉자를 모두 함께 써야 한다. 

회자인구. 사람들 사이에 널리 유명해져서 입에 오르내린다 라는 뜻으로, 직역을 하면 맛있는 고기(음식)이 사람들 사이에 인기가 있고 많이 알려진다는 내용이다.

이전 교수님이 엄청 강조했던 사자성어. 한자를 쓸 수만 있으면 합격이 된다는 그 사자성어. 다음엔 좀 더 재밌는 사자성어...

덧글

  • vbdream 2013/06/15 01:38 # 삭제

    會의 古音이 '회'가 아닌 '쾌'이기 때문에(噲(목구멍 쾌), 儈(거간꾼 쾌) 등의 글자에서 확인 가능) 膾가 중국어에서 kuai4로 발음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脍가 현대 중국어에서 날고기가 아닌 구운 고기를 뜻하기도 하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膾炙는 아주 옛날부터 쓰였던 용어이므로(孟子에서도 나옵니다) 현대 중국어에서의 의미가 아닌 고대 한어에서의 膾의 의미를 참고해야 맞을 것 같습니다.

    강희자전에서 膾를 《韻會》肉腥細者爲膾,大者爲軒。(고기의 날 것에서 가늘게 된 것을 膾라 하고, 큰 것을 軒이라 한다)라 한 것이 눈에 띕니다. 즉, 우리말의 '회(膾): 고기나 생선 따위를 날로 잘게 썰어서 먹는 음식'와 차이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네이버 국어사전의 膾炙 뜻풀이인 '회와 구운 고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또, 만일 膾가 정말로 단순한 '잘게 썬 고기'(날고기, 구운 고기 상관 없이)만을 뜻한다면, 겹치는 부분이 있는 炙(구운 고기)를 또 한 번 더 써서 성어를 만들 이유가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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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膾,細切肉也。——《說文》
    肉腥細者爲膾。——《禮記·內則》(잘게 된 생고기를 膾라 한다)
    生肉爲膾。——《漢書·東方朔傳》(생고기를 膾라 한다)
    食不厭精,膾不厭細。——《論語·鄕黨》
  • vbdream 2013/06/15 01:42 # 삭제

    제가 알고 있던 내용과 상이하여, 진실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 마음에 덧글을 달게 되었습니다.
    나름대로 근거를 찾아서 덧글을 써 보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 하늘라인 2013/06/18 18:46 #

    잘 읽었습니다.

    그래서 가끔 저 회 자가 날고기라는 뜻으로 계속 떠 오르는 거군요.

    언어는 시대의 상황에 따라 유기적으로 변하는 거잖아요.

    아마 이전엔 저런 뜻이 있었는데, 아마도 현재에 와서 뜻이 변한 듯 합니다.

    본문에 적었듯이 중국친구에게 확인을 했는데도, 그냥 고기라고 하는 걸 보면 그 사용뜻이 변했을 수도 있고, 중국인이라고 한자의 뜻이나 유래에 대해 잘 모를 수도 있으니...

    다음에 더 자세히 확인해 보겠습니다.

    암튼 좋은 지식 얻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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