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연재물로 1편부터 읽으시면 더 재밌습니다.
어학을 지독스럽게 못 할 때가 있었다. 한달내내 어학공부를 해도 단어 한 두개? 숙어 하나를 제대로 외우지 못 할 때가 있었다. 도서관에 앉아 A4연습장에 빽빽히 적어 가며 외운 단어도 점심먹고 돌아오면 "새로운 느낌".
새롭게 시작해 보고 싶었다. 그 때 알고지내던 중국식당을 운영하던 华侨(화교) 한 분이 계셨는데, 그 분의 소개로 중국 烟台(연태라고 읽는데, 아니죠... 연대 맞습니다. 저기 "대"를 태로 발음하시는 분 많으신데, 병음으로는 Yantai 이지만 한글발음은 연대 라고 해야하고 굳이 외국어발음에 충실하려고 하면 옌타이 라고 해야 맞다. 烟台의 뜻은 봉화대 이다) 를 가게 되었다. 그 분 부인의 친척이 연대에 살고 있어 나를 도와 줄 거라고 했다.
그렇게 중국에 첫발을 내 딛은 것이 2000년 1월.
할 수 있는 중국어? 你好, 谢谢, 再见。 당시 내 주변 同学들은 이 세단어의 성조도 이상하다고 놀리던 시절이었다.
처음 연대공항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 이전에 알고있던 공산주의사회가 이런 것이구나 라고 인상을 받았다. 공항엔 내가 타고 온 비행기 한 대. 녹색 군복입은 사람들(물론 이런 옷을 입은 사람이 모두 군인이 아니라는 건 나중에 알았다) 입국심사 받으려 줄을 서 있는데, 한 여자가 급한 듯 양해를 구하고 줄 앞으로 가자 뒤에 있던 한 50가까이 먹은 아주머니가 소리를 치며 싸우려 했다. 이에 이민국직원이 다가와 소리치지 말라고 하자 큰 소리로 听不懂(못 알아 듣겠다) 이라며 계속 소리를 쳤다. 젊은 직원이 상사인 듯 보이는 사람에게 뭐라고 하자 그 여자의 여권을 뺏더니 사무실로 데리고 가는 것이었다.
여행tip)
이민국의 직원들이 아무 생각없이 단순노동을 하는 것 처럼 보여도 어느 나라를 가든 왠만하면 이민국직원들에게는 웃으며 상냥하게 대해야 한다. 왜냐면 입국을 거부시킬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간혹 관광지로 유명한 작은 나라의 경우에는 입국심사하는 곳에서 담배를 펴도 된다고 하더니만... 왠만한 나라에서는 시키는대로 하고 제대로 대답하고 모자벗으라면 벗고, 안경벗으라면 벗고, 옷 벗으라면 벗지 말고...
무척 긴장을 했었다. '아~ 이런게 사회주의구나, 조심해야 겠다' 라며.
주소가 적힌 종이 한 장을 들고 출국장을 나왔는데, 나를 데리러 나온 사람이 나오지 않은 것이다. 그 출국장의 모든 사람이 다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전화하는 법을 몰라 상점에 있는 전화를 들고 전화를 했다. 적혀있는 전화번호로... 왜 전화했니? 당연한 말이지만 한마디도 알아듣지 못 하고 제대로 말도 못 하고 끊었다. 100달러를 주니 0.4元을 계산하고 많은 돈을 돌려 주었다.
택시를 타고 주소를 보여주었다. 달렸다. 그런데 왜 사람들이 차도 중앙에 있지? 기사는 왜 속도를 안 줄이지? 안전벨트 어딨나? 등의 생각이 교차하면서 달린 택시는 어느 아주 낡은 맨션앞에 날 내려 주었다. 다시 전화를 하니 맨션에서 어느 할아버지 한 분이 내려오셔서 날 데리고 올라갔다. 그렇게 앉아 있었다. 아무말 없이... 조금 있으니 페이 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가 와서 자기 집에 날 재울 거라고 했다. 따라갔다. 새로 지은 아파트인데 아직 정식 분양을 하지 않아 난방이 안 되고 입주자가 없는 텅빈 아파트였다. 자기들도 몇 달 뒤에 살 건데 지금은 비었으니 나보고 머물러라고 했다. 추웠다. 난방이 안 되니... 그 날 눈발이 흩날렸는데, 너무 추워서 옷을 몇 겹을 껴 입고 이불속에 누워 있었다. 그렇게 나의 중국 첫 날은 지났다.



덧글
cosmo 2010/02/20 16:24 # 삭제 답글
잘보고갑니다^^
쇠밥그릇 2011/03/08 19:05 # 답글
아... 요즘 제가 중국어 공부를 다시 하고 있거든요. 옛 생각이... 3G 관련 포스팅 보러왔다가, 링크까지 하고 가겠습니다. 재미있는 글이 많을 것 같은 기대!!! 수고하세여~
하늘라인 2011/03/08 19:08 #
자주 놀러오세요 글 계속 올립니다
순간이동 2011/10/29 09:51 # 삭제 답글
검색하다 타고 들어왔는데 절대 공감이 많습니다.^^ 자주 들르도록 하겠습니다..
하늘라인 2011/10/29 11:00 #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어디에 계시더라도 순간이동으로 차이컬쳐 자주 들러 주세요.그리고 '정보교류' 많이 해 주시구요. 세상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 많이 있습니다.
visitor 2012/02/23 16:29 # 삭제 답글
클량타고 넘어왔어요 잘보고갑니다 ;ㅡ; 재밌을거같아요 ~
하늘라인 2012/02/23 17:11 #
자주 놀러 오세요. 즐거운 사람간의 소통, 재미있는 정보교류... 차이컬쳐가 추구하는 목표입니다.